장선자 전 오늘부터 범한빌딩
예술·기업 '상생'의미 둔 기획
20여 점 화사·평온한 색채 가득

당신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싶다. 아주 고맙다고, 위로해주고 싶다.

장선자 작가가 열 번째 개인전 'thanks flower(땡스 플라워)'를 10일 창원 범한빌딩(상남동) 지하 1층 블루밍 스퀘어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화이트 큐브가 아닌 노동 현장에서 이뤄진다.

특히 경기침체로 힘들고 어려운 창원공단을 찾아 그들을 위로하고 싶은 작가와 유동인구가 많은 빌딩의 로비를 전시장으로 개방하려는 기업이 만나 의미가 있다.

"조선업은 물론 제조업도 힘들잖아요. 창원은 더 그렇죠. 기업인들과 노동자들에게 힘내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니, 그림을 전시장 밖에 걸었습니다."

장선자 작가가 창원 신월동에 있는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미지 기자

지난 8일 개인전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하던 작가는 'thanks flower(땡스 플라워)'라는 이름을 단 그림들을 보여주며 말했다.

그녀는 최근 전시장을 찾을 시간과 여유가 없는 곳을 찾아가 작품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을 벌이고 있다. 번듯한 화이트 큐브(갤러리)에 그림을 내걸어도 찾는 이가 많지 않고, 더욱이 전시장 마감 시간과 직장인의 퇴근 시간이 겹쳐 문화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기획했다.

이번 전시도 그중 하나다.

작가는 지역에서 나눔과 메세나 활동에 앞장서는 범한그룹을 찾았다. 범한은 극단 상상창꼬 등 공연단체를 후원하고, 정영식 범한산업 대표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남후원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10일부터 범한빌딩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은 꽃다발 천지다. 그림 20여 점은 작가 특유의 밝고 화사한 색채가 돋보인다. 또 기하학 무늬를 중심으로 추상화를 그렸던 작가의 기존 작업과 만나 구상의 미를 엿볼 수 있다. 한지 위에 그려진 꽃다발은 꽃잎이 흩어지는 것 같고 커다란 꽃 왕관을 쓴 강아지는 참 평온해 보인다.

장선자 작 'thanks flower'.

"초대전 형식으로 여는 열 번째 개인전 주제는 꽃다발이에요. 감사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또 처음으로 반려동물을 캔버스에 넣었어요. 우리는 동물에게 위로를 받죠."

작가는 이번 전시를 나눔으로 이어간다. 전시 수익 일부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후원할 계획이다.

"그동안 기업의 후원으로 예술가가 힘을 냈으니, 이번에는 예술가가 힘을 드려야죠."

한편 처음으로 블루밍 스퀘어에 그림을 내건 정영식 범한산업 대표는 "예술과 기업이 만나 상생해야 한다. 큰 공단이 있는 창원은 메세나 활동이 더 활발해야 한다"며 "블루밍 스퀘어는 건물 안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누구나 작품을 보며 따듯한 마음을 느꼈으면 좋겠다. 색다른 전시 공간에서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thanks flower(땡스 플라워)'전은 경남도, 문화체육관광부,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범한그룹이 후원했다.

전시는 28일까지. 여는 행사는 11일 오후 6시에 시작한다. 문의 010-3584-5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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