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스카우트 출장 잦아
ACL 대비 새 얼굴 찾기
주축선수 지키기 관건

경남FC 스카우트 역할을 하는 이대근 과장은 최근 출장이 잦아졌다. 항상 국내든 국외든 수시로 출장을 가는 그지만, 최근 들어 창원에서 얼굴 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말레이시아로, 브라질로, 그리고 국내 프로축구단이 있는 여러 도시로 수시로 출장을 가고 있다. FIFA나 K리그 규정에 따라 시즌 중에는 다른 구단 선수와 접촉할 수 없어 직접 만나거나 의사타진은 못하지만 활약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하겠다는 의도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진출을 노리는 경남으로서는 벌써 분주한 발걸음이다. 이런 움직임은 월드컵 브레이크가 끝난 지난 7월 말 시작됐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경남은 다른 클럽보다 한발 먼저 움직이면서 제한된 예산으로도 다른 구단에 비해 좋은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었다. 올해는 내년 ACL을 생각하면 더 발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 올 시즌 스플릿 라운드가 끝나지 않았더라도 11월 중순쯤이면 내년 선수단의 밑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그래야 12월 초부터 팀 전술을 구상하고, 동계훈련을 통해 선수단이 숙달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경남이 보고 있는 선수는 제법 있다. 실제 영입까지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계약금과 연봉 등 조건이 맞지 않아 포기할 수도 있고, 기대했던 만큼 선수 기량이 미치지 못해 작파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은 기대를 부풀리게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선수 지키기에도 공을 쏟는 모습이다. 경남은 지난해 말, 올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지금과 같은 돌풍(?)을 예측하고 미리 준비했다. 핵심 선수들에 대해서는 계약 기간이 남아있더라도 2~3년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선수에게나 구단에나 때때로 독소조항이 될 수 있는 '바이아웃(이적하려는 구단에서 계약상 설정해둔 이적료를 경남에 지급하면 무조건 그 선수를 이적시켜줘야 한다는 조항)'도 배제하고 연장계약을 해뒀기에 지금의 핵심 선수가 구단 뜻을 무시하고 자기 뜻대로 이적하기는 어렵게 돼 있다.

이적하기로 마음먹은 선수를 끝까지 붙잡고 있다고 해서 구단에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지능적 태업'이라도 한다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고, 선수를 빼가려는 다른 클럽만 좋아지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지난해 2부리그에서 승격하면서 정원진과 정현철 등 승격 공신들이 이탈하기는 했지만, 주축 선수 대부분이 올해 1부리그에서 함께 발을 맞추고 있다. 이제 내년 시즌 ACL에 진출하거나, 또는 진출하지 못하거나 관계없이 올해 이뤄낸 성과를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올 시즌이 끝났을 때 지금의 경남 주축 선수들을 과연 얼마나 지켜낼 수 있을지가 ACL과 내년 시즌 성적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지금의 선수를 그대로 지켜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 떠나고자 마음먹은 선수를 붙잡으려 노력은 해야겠지만, 떠날 경우를 생각해 새 그림을 그리는 작업 역시 현재 발등의 불이다.

새 판을 짜가는 경남 구단의 움직임이 주목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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