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이 명문대생 낳는다는 우스갯소리
성장 중인 경남FC 재정적 지원 아쉬워

아이 둘을 대학에 보내고 보니 공부 잘하는 아이에게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는 걸 절감하게 됐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부모가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좋다는 학원에 보내고, 과외 선생도 붙여주고, 방학이면 서울 강남 학원으로 유학도 보내고. 하지만 이 방법의 맹점은 아이가 반항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눈먼 돈'만 허비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아이가 정말 '공부해야겠다' 각성을 하고 노력하는 길이다. 타고난 재능이 뛰어난 아이는 있다고 본다. 그 재능을 바탕으로 스스로 노력한다면 더 빼어난 성과를 거둘 것이요, 타고난 재능이 모자라더라도 스스로 몇 배 더 노력한다면 역시 큰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우스갯소리지만, 아이가 이른바 '스카이(서울·고려·연세대 약자)'에 진학하고 성공하는 데는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할아버지의 재력, 아버지의 무관심, 어머니의 정보력이 그것이다. 내 경험으로는 조부모의 정서적 응원과 아버지의 정보력, 어머니의 무한 사랑이 아이들의 꿈에 다가가는 원동력이긴 했지만, 세상에 떠도는 말로는 그렇다더라.

지금 경남FC에는 그 3조건 가운데 '할아버지의 재력'이 절실하다. 조기호 대표는 선수단 관리와 경기운영을 김종부 감독에게 일임하고 있다. '아버지의 무관심'을 실천 중이다.

김종부 감독은 무심한 듯한 가운데서도 치열하게 상대 팀과 경남 선수들 분석을 통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고자 한다. 이대근 과장은 그곳이 지구 반대편이라 할지라도 멀다고 생각지 않고 찾아가 경남에 최적화될 수 있는 선수를 발굴하려 애쓴다. '어머니의 정보력'이 사실 지금 경남 성적의 토대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경남의 할아버지가 가난하다. 없는 살림에 과외도 시키고 학원에도 보내고 했지만, 수능을 코앞에 두고 할아버지가 지원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버렸다. 그냥 우리 동네 국립대에 갔으면(13승 정도) 했는데 모의고사 성적으로 보면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곳(ACL)으로 갈 수 있을 것도 같다. 할아버지도 답답하다. '내가 허리띠 조금만 더 졸라매고 먹(하)고 싶은 것 참으면' 지원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상황이 와버렸다. 지금까지 지원해온 할아버지 처지에서는 세계적인 명문대에 진학하더라도 그 학비며 체류비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경남 선수들은 누가 봐도 '최상위' 재능을 타고난 것 같지는 않다. 정신 바짝 차리고 끝까지 멘털을 부여잡고 힘써야 세계적 명문대에 갈 수 있을까 말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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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제게 큰 꿈을 심어 주셨나요? 그러게 처음부터 우리 동네서 대장 노릇하게 그 정도만 해줘도 됐지 않나요?'

경상도 말로 '엥겨드는' 손자를, 아들을 어찌하는 게 좋을까? 물론 경남FC 선수는 김경수 지사의 손자도, 조기호 대표의 아들도 아니다.

할아버지의 '×묻은 바지'만 바라보는 똘망똘망한 팬들의 눈빛이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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