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 느려도 의견수렴 중요…터미널 문제 마찬가지"
가호동 복합터미널 건립 추진
원도심 제2터미널 검토 병행
일각서 '지나친 신중론'지적
"역작용 등 고려 공감대 형성"

소통을 유난히 강조한 조규일 시장은 '소통과 공감'에 초점을 맞춰 시정을 펼치고 있다. 의회와도 무난히 소통하고 있으며 행정가 출신답게 신중하게 각종 현안을 처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임자들보다 결정이 다소 늦다는 비판도 일고 있지만 조 시장은 비록 느리게 보일지라도 긴 호흡으로 바른 방향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100일 동안 가장 역점을 두어 추진한 사안은?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민을 바라보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공약 실천을 위한 토대 마련에도 공을 들였다. 공약은 추진계획 보고회를 거치고 법적 사항, 소요예산, 우선순위 등을 자세히 검토해 5대 추진목표를 설정, 착실하게 추진하고 있다. 최우선 과제인 '공감·소통하는 열린 시정' 구현을 위해 공약사업인 시민과의 데이트, 읍면동 순방, 약 30회의 분야별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의 소리를 들었다. 또 도지사, 국회의원·도의원·시의회 전체의원과 간담회 등을 통해 지역 현안사업 공유와 더불어 현안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국·도비 확보와 추진방향 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게 사업추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임기 동안 추진할 사업의 큰 틀을 잡았을 것이다. 공개한다면?

"'부강한 진주, 행복한 시민'이란 시정 비전을 달성하고자 5대 추진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17개 추진전략과 114개 추진과제를 이미 수립, 시행하고 있다. 5대 추진목표로는 공감·소통하는 시정, 일자리가 풍부한 경제도시 건설, 남강이 특별한 문화도시 조성,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도시 조성, 골고루 잘사는 행복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이 사업을 완성하려면 약 2조 5000억 원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중 시비는 9700억 원 정도로 예상한다. 현재 시의 재정상황과 1조 2200억 원의 올해 애초 예산규모를 고려하면 재원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도시공원일몰제 현안과 관련해 시의회에서 제안한 사회적 논의기구가 기존에 구성된 민간협의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최근 이슈가 시외버스터미널 이전 문제인데, 결국 2개로 가는 것인가? 복합터미널 사업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터미널을 옮기려는 시도가 20년째 계속되고 있다. 추진력이 대단했던 전임 시장들이 추진했지만 왜 성사되지 않았을까? 그 현실적인 이유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본다. 만일 대안 없이 일방적으로 이전을 추진한다면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사업성은 둘째 문제다. 실현이 안 되는데 무슨 사업성을 논하는가? 복합터미널 사업자도 그 점을 고려해서 사업설계를 할 것이다. 사업이 장기화된다면 사업을 할 수 없을 것이고 오히려 그게 사업성을 더 안 좋게 할 것이다.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서 그 방법 안에서 최적의 사업 대안을 찾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이다. 터미널 이전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공동화와 교통불편 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눈을 감고 추진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밀어붙인다고 그게 되나? 실제 그게 안될 것이다. 터미널 이전 사업은 그대로 진행할 것이다. 반드시 1·2 터미널이 있어야 한다고 고집하지도 않는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원도심 제2터미널 건립에 대해 가호동 복합터미널 건립과 병행해 전문가 및 시민 의견을 묻고 검토해 필요하면 이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도시공원일몰제와 관련해 골든타임을 놓치고, 시가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지적이 있다. 시의회는 사회적 논의 기구를 제안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취임 전에 공고가 이미 나가고 응모까지 한 상태라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공원 터를 모두 구입하는 데 3700억 원, 도로까지 합치면 1조 5000억 원가량 재원이 필요하다. 시의 1년 재정을 몽땅 붓는 것인데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일인가? 왜 현실적인 입장은 생각하지 않는가? 그래서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면 가능성을 살려두어야 한다. 저는 도시 경쟁력의 첫 번째로 공원을 잘 관리해야 쾌적한 도시가 되는 것이라 보기 때문에 공원을 많이 훼손하는 방법은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법에서 30%까지 허용해 놓은 거니까 그 안의 범위에서 어떤 합의점을 도출했으면 좋겠다. 민간협의체와 사회적 논의기구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의회에서도 여러 가지 의견을 가진 사람들 간에 논의의 장을 만들어보자는 취지 아닌가? 그게 민간협의체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본다. 시의회 단독으로 활동하든지 민간협의체에 참여하든지 어느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조규일 시장이 지난 7일 태풍 '콩레이' 영향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한 지역을 찾은 모습. /진주시

-진주성 외성이 발굴되면서 진주대첩기념광장 조성사업 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

"외성 발굴 현장을 보고 한마디로 말하면 감동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시민 모두가 그 모습을 보고 저같이 느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 진주의 큰 역사적인 자산이 하나 더 노출된 것이다. 진주성, 촉석루와 함께 좋은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터에 대한 결정은 문화재청에서 하게 된다. 터 전체를 사적지로 지정하겠다면 기존 사업의 변경은 불가피하다. 만약 부분적으로 보존하고 나머지는 시에서 알아서 하라고 한다면 그때 거기에 대해 시민 의견을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복원도 여러 의견이 있을 것이다. 노출된 것을 그대로 두자는 의견과 원래대로 6m 정도로 복원하자는 의견이 있을 것이다. 의견에 따라 결정할 것이다. 이것은 단기간에, 1년 만에 결정해서, 뭘 하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임기 동안에 결정이 안 될 수도 있다. 급하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자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말을 하는데 너무 신중하다거나 결정이 느리다는 지적이 있다.

"저는 관점이라고 본다. 어떤 일을 할 때 1년 뒤의 결과치를 보고 얘기하느냐, 5년 뒤의 결과치를 보고 하느냐, 여기에 따라 달라진다. 외성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임기 안에 뭔가를 확정할 수 있지만 그게 혹여 긴 관점에서 보면, 순간적으로 바른 판단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로 말미암아 다른 방향으로 가기에 불편해지는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행정을 끌고 가고 싶다는 것이다. 행정만의 호흡이 아닌 시민과 소통하고 공감을 하려면 짧은 시간 내에 되는 게 아니라고 본다. 짧은 시간 내에 하려면 행정에서의 추진력만 있으면 된다. 제가 추진력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고 소통을 하고 공감을 하려면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다. 시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문제는 단기호흡으로 가면 나중에 볼 때 오히려 역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조금 긴 호흡으로 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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