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답동 석불상 어떻게 처리되나

행정의 잘못으로 땅속에 파묻혔던 '소답동 마애석불좌상'은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까.

창원시 문화유산육성과에 따르면 석불상은 지난달 5일 소답주민운동장 땅 속에서 나와 창원대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애초 마산박물관에 임시 보관할 계획이었지만, 장비나 보존처리가 미흡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물관은 석불상에 붙은 시멘트 제거 등 세척·보존처리와 실측조사를 하고 탁본을 떴다.

창원시는 10월 중 자문회의를 열어 연대와 명칭을 정확하게 밝혀내고, 보존 장소를 정할 계획이다. 창원시는 우선 불교조각 전공자 등 학계를 중심으로 자문회의를 꾸리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석불상 명칭은 바뀔 수도 있다. 디지털창원문화대전에 등록된 현재 명칭은 '소답동 마애석불좌상'이다. 창원시는 머리에 쓰인 보관 형식으로 볼 때 부처상이 아니라 '보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형균(LH 총무고객처) 씨는 <경남도민일보> '문화유산을 보는 눈' 기획보도에서 "불상의 대표적 특징인 머리카락이 확인되지 않고, 관을 쓰고 있다고 봐야 할 것으로 부처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절벽에 새겨 만든 불상이 아니어서 마애불이 아니며, 좌상이라는 말도 조금 부족하다"며 "창원 소답동 석조 보살 반가상, 소답동 보살상 정도가 적절한 이름일 것"이라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최 씨는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디지털창원문화대전에는 석불상이 조선 후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돼 있다. 도내 한 학예사는 "양식으로 볼 때 고려시대까지 추정할 수도 있다"고 한 바 있다. 다른 학예사도 "가부좌를 틀고 반가사유를 하는 모습이 보기 드문 것으로, 지금까지 연구가 되지 않아서 그렇지 제작 연대가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창원시는 탁본을 떠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이목구비를 확인하고, 반가부좌를 하고 있는 모습, 발가락 형상까지 관찰했다고 했다.

석불상은 2015년 12월~2017년 12월 소답동주민운동장 조성 공사 과정에서 땅에 묻혔다. 창원시는 석불상이 사라졌다는 <경남도민일보> 보도 이후 현장에서 땅 속에 묻힌 석불상을 지난달 5일 찾았다.

문화재청은 공사를 앞두고 2011년 11월에 '소유자와 협의해 보존 대책을 마련하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창원시 공무원은 문화재 담당부서에 의견을 묻지 않고 땅에 묻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희곤 기자 hgo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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