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90주년을 앞두고 무학이 다시 출발선에 섰다. 지난 1일 창립 89주년을 맞아 '완전히 새로운 무학'을 선포하고,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무학은 2020년 전국 시장점유율 15%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표명하면서 '신경영'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고강도 경영혁신과 현장 중심 경영으로 지난 부진을 털고 반등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그러면서 경영, 영업, 생산연구, 사회적 책임 등 4개 부문 12개 실천과제를 설정했다. 무학은 창립 89주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변하는 주류시장에 대응해 고객 맞춤식 영업과 제품으로 시장 성장·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냉랭하다. 엄격히 따지면 지역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무학은 지역에 뿌리내리고 지역과 함께 성장한 마산의 대표적 향토기업이자 주류업체다. 무학이 털어야 할 것은 지난날 실적 부진뿐 아니다. 수도권에 눈을 돌리는 사이 입어야 했던 '지역 홀대'라는 오명도 함께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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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계속 변해야 발전할 수 있지만, 절대 변치 말아야 할 가치도 있다. 바로 창업 당시 다졌던 초심이다. 89주년 창립 행사에서 선포한 '완전히 새로운 무학'은 초심을 근간으로 비로소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지역 서민들이 무학이 만든 소주로 삶의 애환을 달래지 않았다면 오늘날 무학도 없다. 기업 성장과 영업 이익 확대 고민은 지역민 마음을 어떻게 돌릴지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기업 이념인 '고객이 좋아하는 것을 하자'를 가슴 깊이 새기려면, 진정 지역민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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