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사유시설 52곳 파손
농작물 1133㏊ 침수 피해

태풍 '콩레이'로 경남에서는 공공·사유시설 52곳이 침수되거나 부서지고 농작물 1133㏊가 물에 잠기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7일 경남도에 따르면 태풍으로 도내 도로·문화재·공공청사·항만 등 공공시설 36곳이 침수·파손됐고, 어선과 주택 등 사유시설 16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도는 다만, 주민 신고 등이 추가 접수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태풍으로 도내 농경지 피해 규모는 1133㏊로 잠정 집계됐다. 창원·진주·사천·의령·창녕·하동·고성·함양·합천 등 9개 시·군에서 피해가 발생했으며, 양봉·돼지·닭 등 축산 피해도 4개 시·군에서 6건 발생했다.

▲ 제25호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밀양강 밀양시 지점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6일 밀양시 상남면 평촌리 하우스 단지가 물에 잠겨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진주에서는 시설하우스가 집중된 금곡·금산면의 침수 피해가 컸다. 아주 심기(정식)를 막 끝낸 애호박이나 고추·딸기 등이 침수하면서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500여 평에서 애호박 농사를 짓는 이길도(73·진주시 금산면 남성마을) 씨는 "6일 오전부터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하우스가 물에 잠겼다. 물이 빠진 뒤 뻘이 묻은 호박 모종을 물로 씻어보겠지만 정상적으로 자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모종을 구할 수도 없어 사실상 올해 농사는 망쳤다"고 허탈해했다.

남성마을 주민들은 비가 많이 온 탓도 있지만 금호배수장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금호배수장의 배수펌프 용량이 작아 물을 적기에 퍼내지 못하는 데다 배수장 바닥이 높아 유수지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20년 이상 주장하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현장을 방문한 조규일 진주시장은 "배수장 시설 등을 개선할 대책을 세우고 제방을 높여 물이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고, 배수지 용량을 늘리는 방법을 농어촌공사와 논의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진주남강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드라마페스티벌이 열리는 남강변에는 복구작업이 진행됐다. 유등이 떠내려간 유등축제장은 유등을 제자리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됐으며 개천예술제의 난전도 물이 빠지자 흙탕물을 씻어내는 등 행사 준비에 들어갔다.

한편, 도는 2년 전인 2016년 10월 초 이번 콩레이와 비슷한 경로로 북상한 태풍 '차바'와 비교하면 피해가 훨씬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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