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80건→2017년 1983건
경남도 매년 50건 안팎 발생
"부부상담·부모교육 확대 필요"
전문보호기관 인력 충원 시급

아이들이 사랑만 받고 자라도 모자랄 판에 여전히 학대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재학대를 당한 사례가 5년 만에 2배를 넘었다.

아동학대 가해자 80%는 부모다. 아동학대를 막으려면 양육방식 개선 등 부모교육이 필요하고, 아동의 문제행동을 개선하기 위한 심리검사 등 조치가 필요하다. 또 부부갈등에서 번지는 학대를 차단하는 부부상담도 확대해야 한다. 재학대를 막으려면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유관기관의 지속적인 개입·관리가 시급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민주평화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아동학대·재학대 현황' 자료를 보면 아동 재학대는 2013년 980건에서 2017년 1983건으로 늘어났다. 2013~2017년 재학대 건수는 모두 6821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아동학대는 6만 9395건으로 집계됐다.

경남에서 아동학대는 2013년 575건, 2014년 749건, 2015년 742건, 2016년 1139건, 2017년 1119건 등 모두 4324건이다. 같은 기간 재학대는 2013년 57건, 2014년 46건, 2015년 33건, 2016년 50건, 2017년 48건이 발생했다.

박철호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은 "상담을 하다 보면 '우리도 맞고 자랐다. 애들은 맞아야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여전히 많다. 또 시대 흐름에 따라 아동의 문제행동 유형도 정말 다양해졌다"며 "가족 내 문제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상담원은 "부부 갈등으로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아동학대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화 방법 등 사소한 것부터 체계적인 교육이 도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고자 근본적으로는 전문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전국 아동보호기관 62곳이 228개 지방자치단체를 담당하고 있다. 단순히 계산해도 1개 기관이 4곳을 담당해야 한다.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이 창원·통영·밀양·거창 등 10개 시·군을 담당하고 있다. 경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진주·사천·거창·함양 등 7개 시·군을 맡는다. 김해아동보호전문기관은 김해만 담당한다. 도내 3곳 기관 상담원은 45명(2017년 기준)인데, 지난해 아동학대 건수(1119건) 대비 1인당 24.86건을 담당한 셈이다. 한국아동복지학회에 따르면 미국 아동복지연맹은 상담원 1인당 12~17건이 적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발전연구원은 <경남 아동보호전문기관 운영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상담원 적정 인원이 58.1명이라고 했다. 또 인력부족에 따라 상담원 1인당 연간 669시간(2015년 기준)을 초과해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아동학대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종사자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 효과있는 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적정 인력 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국아동보호전문기관협의회는 지난 7월 성명을 내고 △기관 2배 증설 △종사자 처우개선 △아동학대 예산 증액 등을 보건복지부에 요구했다. 협의회는 "한 기관이 평균 4개가량 시·군·구를 담당하고 있다. 현장과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동시간이 길어 신속한 출동도 어려운 현실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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