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전 헤어진 자매가 경찰 도움으로 극적 상봉했다.

지난 4일 오후 1시 30분. 머리가 희끗희끗한 두 여인이 마산중부경찰서 민원실에서 울면서 부둥켜안았다. 자매인 ㄱ(62·미국) 씨와 ㄴ(56·울산광역시) 씨가 32년 만에 해후한 것이었다. 곁에서 지켜보던 ㄴ 씨 오빠(창원시)도 눈물을 쏟아냈다.

ㄱ 씨는 1976년 결혼을 하며 미국으로 급히 이민 가게 됐다. 이때 여동생과 헤어졌다. 오빠와 살던 ㄴ 씨는 올케와 갈등으로 집을 나왔고, 이후 오빠가 이사를 가며 서로 찾지 못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ㄱ 씨는 시간이 흘러 가족을 만나고자 한국을 찾았으나 여동생 연락처를 아는 이가 없어 매번 성과 없이 돌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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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년마산중부경찰서 헤어진 자매 극적 상봉 도와 전 헤어진 자매가 경찰 도움으로 극적 상봉했다. /마산중부경찰서

최근 한국을 찾은 그녀는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를 신청하면 여동생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동생과 함께 2일 마산중부경찰서에 찾아왔다. ㄱ 씨 사연을 들은 안봉준 민원실장은 7~8일로 예정된 출국 날짜를 감안해 경찰종합전산망으로 여동생 주소지를 확인했다. ㄴ 씨는 부산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경찰이 주소지로 찾아갔지만 단독주택이 아닌 다세대주택이었다. 집이 비어 있는 경우도 있고 누군가 있더라도 ㄴ 씨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몇 번의 방문 후 언니가 동생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함께 꺼내자 거주자 중 한 명이 울산에 살고 있는 ㄴ 씨에게 연락을 했다. 이 소식을 들은 그녀는 언니를 만나러 한걸음에 달려왔다.

건강이 안 좋아진 ㄱ 씨는 이번에도 여동생을 찾지 못하면 더 이상 한국에 오지 않으려 했다. 기적과 같이 여동생을 만난 그녀는 "경찰 도움으로 동생을 찾게 돼 감사하다. 소원을 풀어줬다"며 "이제는 동생들을 만나러 한국에 자주 와야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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