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개장 뒤 수차례 개보수
마산아재·기록 등 스토리 풍성
7일 롯데전 마지막으로 '아듀'

창원 마산야구장이 프로야구 1군 무대를 떠나보낸다. 7일 롯데전(우천취소 시 8일 진행)을 마지막으로 올 시즌 NC다이노스의 홈 경기 일정이 모두 끝난다. 내년부터 NC는 현 마산야구장 옆에 준공될 새 야구장에서 1부 리그 경기를 치른다. 지난 7년간 302만 5262명(2일 기준)이 마산야구장에서 NC와 함께 웃고 울었다. 이보다 앞서선 일 년에 몇 차례뿐인 프로야구 경기를 즐기고자 수많은 팬이 마산야구장을 찾았다. 이제는 추억이 될 마산야구장의 발자취를 되돌아봤다.

◇변신의 귀재 = 마산야구장은 1982년 마산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를 치르고자 건설, 같은 해 9월 개장했다. 이후 구장은 롯데 자이언츠의 제2 홈구장으로 사용됐다. 최초 1만여 명을 수용했던 마산야구장은 1997년 규모를 2만 1663석까지 늘렸다.

2011년 NC가 창원에 뿌리를 내리면서 마산야구장도 변신을 시작했다. 2012년 1만 6000석으로 수용 인원을 줄인 게 시작이다. NC 1군 데뷔 첫해인 2013년을 앞두고는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했다. 우선 콘크리트 바닥이던 외야석이 등받이가 있는 좌석으로 바뀌고 기존 테이블석에는 가림판이 설치됐다.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흙을 공수해 타석과 마운드에 입히고 20인용 스카이박스(전용관람석) 4곳을 마련한 것도 이때다. 갖가지 변화에 수용인원은 1만 4164석으로 줄었지만 과거보다 좌석 간 폭이 넓어져 쾌적한 야구 관람이 가능해졌다.

마산야구장. /경남도민일보 DB

2014년 수용인원을 1만 3700석으로 줄인 마산야구장은 2015년 마지막 리모델링을 통해 1만 1000석의 오늘날 모습으로 바뀌었다. 당시 리모델링에서는 홈 팬 선호도가 높은 1루 내야석을 늘리고 외야 좌석 사이사이 통로를 만드는 등 좌석 선택 폭을 넓혔다는 게 특징이다.

◇거친 추억을 간직한 구장 = 긴 역사만큼 마산야구장을 둘러싼 이야기도 많다. NC가 뿌리내리기 전, 화끈한 응원 문화의 대명사로 불린 만큼 이야기 대부분은 '거친 아재스러움'이 가득하다. 한때 누리집을 달군 '마산아재 베스트사건 10'이 한 예다.

지난 2013년 <경남도민일보>는 누리집에서 떠도는 이 이야기들 진실을 파헤쳐 알린 바 있다. 진실로 밝혀진 대표적인 이야기는 1994년부터 1998년 6월까지 롯데를 맡은, 김용희 감독 청문회다. 김 감독 시절 연패로 화가 난 팬들이 버스를 뒤집으려 달라붙었고 결국 감독이 차에서 내려 즉석 청문회를 했다는 게 핵심 내용. 이와 관련해서 한 관계자는 '차에서 내린 감독이 앞으로 잘하겠다는 말로 팬을 달래자 모세의 기적처럼 길이 열렸다'며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야구장 지붕에서 한 관람도 유명하다. 자리가 부족하자 일부 팬이 포수 뒤편 특석 지붕에 올라가 관람했다는 내용이다. 파울볼이 지붕에 떨어지면 1·3루쪽 관중석 난간을 타고 우르르 오르는 이들도 많았다. 난간에서 떨어지면 경기장 바깥으로 추락하는 구조였음에도 마산아재들은 개의치 않았다.

이 밖에 소주병 투척 위협에 외야수가 헬멧을 쓰고 수비에 임했다거나, 야구장 밖 지지대를 천과 연결해 경기장으로 진입한 일, 경기장 밖에서 학생·노동자 시위를 저지하려고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가스가 경기장 안으로 날아든 일 등도 마산야구장이 품은 '거친 기억'이다. 마산 야구팬들의 극성스러운 열정은 2000년대 중반까지 이어지다 시간이 흐르며 점점 안정을 되찾았다.

◇9번째 심장이 뛴 곳 = NC 창단 이후 마산야구장에는 열정적이면서도 성숙한 응원 문화가 자리 잡았다. 응원에 힘입은 NC도 마산야구장에서 추억을 쌓으며 강팀 입지를 다져갔다.

2013년 4월 13일 SK전에서 권희동의 마산야구장 첫 홈런이자 3점포를 앞세워 1군 데뷔 첫 승을 거둔 NC는 같은 해 5월 2일 LG 3연전에서 첫 스윕승을 달성했다. 그해 6월 5일 이호준은 SK전에서 최초 만루포를 쐈고 8월 30일에는 나성범이 최초 홈구장 장외홈런을 터트렸다. 마운드에서는 4월 11일 이재학이 최초 승리를 거둔 데 이어 9월 10일 찰리 쉬렉이 최초 두 자릿수 승리를 완성했다.

이후 NC는 마산야구장과 함께 승승장구했다. 2015년 10월 18일에는 첫 포스트시즌을 치렀는가 하면 2016년 11월 1일에는 사상 첫 한국시리즈를 열기도 했다.

그 사이 개인 기록도 쏟아졌다. 2014년 6월 4일 넥센전에서 나성범은 '한국야구 최초 개인 한 경기 6득점'을 올렸다. 나성범은 이날 홈런 2개를 포함해 5타수 5안타 1볼넷 6타점 6득점을 기록, 프로야구 역사를 바꿨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18년 9월 11일 나성범은 KIA전에서 KBO리그 역대 세 번째이자 최연소 5년 연속 150안타를 기록, 또 한 번 마산야구장을 달궜다.

2015년 9월 15일에는 한 구단 100타점 타자 3인 배출이 이뤄졌다. 당시 이호준은 KT를 상대로 6회 말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나성범, 테임즈에 이어 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같은 달 25일 LG전에서는 KBO리그 최초 규정타석 9명 배출이라는 대기록이 쓰였다. 이날 NC 김태군은 5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서 3루 땅볼로 출루, 박민우, 김종호,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지석훈에 이어 규정타석인 446타석(144경기×3.1)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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