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야동'. 성인인증 절차도 없이 접속할 수 있는 음란물 사이트의 게시판을 도배하고 있는 제목이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가 아는 '국산야동'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제목으로 음란물 사이트에 유포되는 동영상은 대부분 촬영에 동의하지 않았거나, 촬영에는 동의했더라도 유포에는 동의하지 않은 피해자가 있는 불법촬영물이다. 피해 영상물들은 주로 파일공유 사이트, P2P 프로그램을 통해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고, '××녀 영상'이라는 제목의 피해 영상은 단톡방을 통해 공유하는 데 1초도 걸리지 않는다.

최근, 경남지방경찰청에서는 성인사이트 6개를 개설하고 나서 불법으로 촬영되거나 동의 없이 유포되는 불법촬영물 등 음란물을 게시하고 사이트에 접속한 사람들에게 성매매 업소 등 광고수익으로 수십억 원의 부당 이득을 얻은 피의자를 검거했다.불법촬영물 피해사례로는, 위장형 카메라 등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몰래 촬영하고서 유포하거나, 랜덤 채팅 등 사이버 공간에서 만난 사람과 서로 신체사진을 공유하고 나서, 이를 이용해 협박하거나 유포하는 사례, 연인 사이에 동의를 얻고 촬영했으나, 헤어지고 나서 이를 악의적으로 유포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이렇게 유포된 동영상은 공유하는 사람들에 의해 계속해서 재생산되면서, 영상 속 피해자는 누군가 자신의 영상을 봤을 수도 있다는 정신적 고통이 가중되고, 영상의 확대를 막고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기도 한다.

경찰은 단속을 통해 해당 음란사이트와 서버를 폐쇄하고, 불법촬영물 및 음란물을 삭제 조치하는 한편, 피해자 보호를 위해 국선변호사 선임을 비롯한 법률지원과 심리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불법촬영물을 근본적으로 예방하려면 누구나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유포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이고, 한 번 클릭해 보는 것만으로도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고,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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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부터 뽑는다는 각오로 사이버성폭력 특별팀을 꾸려 불법촬영자부터 웹하드 등 유통플랫폼, 이들과 유착된 헤비 업로더까지 집중 단속하고 있다. 이런 노력과 더불어 "나부터 보지 않는다"는 전 국민적인 관심으로 불법촬영물을 근절해 나가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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