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열린 공단 주최 경남 토론회, 다양한 의견 나와
신뢰 회복 집중…기초연금 연동·보장성 강화 제안 눈길

"국민연금만 놓고 고민해서는 안 된다. 다른 연금과 연동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왜 장기간 모으고 불리고 나누나? 단기간 적립하고 지급하는 방향으로 가자."

국민연금공단이 4일 오후 2시 경남무역회관에서 '국민연금 개선, 국민의 의견을 듣습니다' 경남지역 토론회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주목할 만한 여러가지 의견이 쏟아졌다.

4일 오후 창원 경남무역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국민연금 개선, 국민의 의견을 듣습니다' 경남지역 국민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주의 깊게 설명을 듣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국민적 관심사답게 뜨거운 분위기였다.

이날 자리는 이성기 인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회 속에서 6개 분야 대표 토론자, 그리고 미리 신청한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소득대체율 현 상태 유지, 저소득자 보험료 국가 지원, 적립 기간 단축, 기금운용 투명성, 왜곡되지 않은 정보 전달 등을 강조했다.

배종철(공공운수노조 경남본부 조직국장) 노동계 대표는 "소득대체율이 자꾸 바뀌는 게 신뢰 저하로 이어지는 원인이다. 받는 돈을 낮추는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 보장된 그대로 가야 한다"며 "국가가 그 약속을 하지 않는 한 신뢰 회복은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김상희(김해여성회장) 여성계 대표는 "여성 노동자는 남성보다 임금 자체가 낮고, 출산 등에 따른 근속기간 단절도 있다"며 "수입이 낮아 본인 스스로 낼 여력이 없는 이들에 대해서는 국가가 보장해 주는 방향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성기 교수는 "'국가가 국민연금 보장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그런데 학자들 걱정은 그런 것이다. 법 조항에 들어가는 순간 공단 혹은 정치인들이 연금 개혁 노력을 적게 하고 당장 국민들에게 더 많이 주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라고 했다.

한 시민 참석자는 "국민연금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는 장기간 모으고 불리고 나누는 것에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내가 나중에 받을 수 있겠느냐는 불안감이 크다"며 "따라서 선진국처럼 기금을 단기간 적립하고 바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가야지만 정부에 대한 믿음이 생길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의 접근법도 제시됐다. '국민연금을 기초연금과 연동한 사회적 논의'다.

이장규(진해드림요양병원장) 사용자 대표는 "국민연금에 가입조차 못 하는 저소득층이 많다. 그리고 노인 빈곤 문제도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만 놓고 고민해서는 안 된다. 다른 연금, 즉 기초연금과 연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초연금은 똑같이 나눠주는 것이기에 노후 소득 보장에 가장 좋다. 따라서 기초연금을 우선 강화하고, 그에 따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공단 측도 이 의견에 공감 뜻을 나타냈다. 관계자는 현장 답변을 통해 "현재 기초연금 인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 부분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온라인 의견 수렴, 이해 관계자 심층 인터뷰, 전화 여론 등을 거쳐 이달 말 정부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국회 또한 사회적합의기구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민연금공단은 연금 개선안 마련을 위해 전국 16개 시·도를 돌며 의견 수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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