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특수선 분야 인수합병 승인 검토

삼강엠앤티(M&T)가 수리·개조 분야 진출에 이어 해군 군함 제조 사업까지 진출하고자 STX조선해양 특수선 사업부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삼강엠앤티의 STX조선해양 특수선 사업부 인수와 관련한 의견 검토 요청을 받아 조사하고 있다. 우리나라 방위사업법에는 방위사업체를 인수합병(M&A)하려면 방위사업청과 협의를 거쳐 산업부 장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

STX조선은 2016년 6월 진수하고 작년 12월 해군에 인도한 유도탄 고속함 '전병익함' 이후 추가 군함 일감을 확보하지 못했다. 법정관리에다가 일감 부족까지 겪자 올해 초 특수선 사업부를 폐지하고 매각을 추진해왔다. 특수선 분야 인력은 상선 쪽으로 재배치했다.

삼강엠앤티는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함정 분야 주요 방위산업체로 지정돼 특수선을 건조할 권한을 얻었다. 올해 1월 초에는 해양경찰청으로부터 1500톤급 경비함 한 척을 610억 원에 수주(2020년 12월 초 납기)했다. 이 회사는 당시 특수선 건조에 최적화된 조선소 내부 시설과 형태, 깊은 수심 등 지리적 이점을 내세우며 함정과 특수선 건조로 연간 매출 3000억 원 이상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건조 실적에 따라 단계별로 입찰에 응하고 수주할 수 있는 특수선 시장 특성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큰 군함 시장에는 실적 부재로 진출하기 쉽지 않았다. 삼강엠앤티가 STX조선 특수선사업부를 인수하고 산업부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초계함 이상급 함정 분야 건조 실적과 도면(설계능력), 장비를 확보하게 돼 국내외 군함 시장 수주전에 뛰어들 수 있다. STX조선은 초계함급까지 건조한 실적이 있고, 한 단계 위인 구축함급은 건조 능력을 갖췄다.

정책 발주 덕분에 올해와 내년 국내 특수선 시장 상황도 나쁘지 않다. 정부는 올해 4월 5일 '조선산업 발전 전략'을 확정·발표했다. 이 전략에서 밝힌 올해·내년 정부의 신규 공공 발주 규모는 5조 5000억 원(40척 이상)이고, 이 중 20척이 군함이다. 20척 발주예상액은 5조 3249억 원으로 정부 공공 발주 대부분을 차지한다.

삼강엠앤티가 STX조선 특수선 사업부 인수에 성공하면 후육강관과 육상·해양플랜트 기자재, 블록 생산이라는 기존 주력 사업, 최근 추가한 수리·개조 조선업에다가 군함까지 만드는 특수선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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