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서 도민건강지킴이로
전문성 발휘하고자 정치 입문
보건정책연구회장 등 의욕적

윤성미(자유한국당·비례·58) 의원 어릴 적 꿈은 화학자였다. '롤모델'도 있었다. 남편과 함께 방사능을 연구해 최초로 방사성 원소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한 퀴리부인. 하지만, 어머니 권유로 약대에 입학했고, 30년 넘게 지역에서 약국을 운영했다. 윤 의원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동네 약사'에서 도의원 후보로 변신해 제11대 경남도의회에 입성했다.

정치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마약사범' 때문이었다. 경남마약퇴치운동본부장을 맡으며 마약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수없이 만났다.

"치료와 재활교육을 위해 수시로 교도소에 있는 마약사범을 만났어요. 대부분 '한 인간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마약이라는 약물을 진작부터 알았다면 쉽게 손을 대지 않았을 텐데…'라며 눈물을 흘리며 후회했어요. 근데, 정치인 중에 마약 문제 심각성을 제대로 아는 전문가가 없는 겁니다. 조금이나마 제가 갖춘 능력과 지식으로 도민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됐습니다."

윤성미 도의원이 의원실에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경남도의회

윤 의원은 지난달 20일 제357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 때 '상호 등에 사용되는 마약 용어 확산 금지 촉구' 5분 자유발언을 하기도 했다. 언젠가부터 슬그머니 청소년들이 주로 먹는 떡볶이, 김밥, 피자 등에 마약이란 낱말이 붙는 게 영 마뜩잖았기 때문이다. 임기 동안 기호식품에 마약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조례도 추진할 계획이다.

윤 의원은 외딴 섬에 사는 노인들을 주로 치료하는 '병원선'에도 관심이 많다. 경남도가 병원선을 한 척 더 늘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더 잘 챙겼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이 밖에도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과 정책연구와 대안 제시 등을 위한 연구단체인 '보건정책연구회'도 꾸리는 등 의욕이 넘친다.

윤 의원은 민주당과의 협치에 대해서도 생각이 깊었다. 윤 의원은 이 대목에서 인도 민족운동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를 소환했다.

"인도가 영국 식민지였던 시절, 온건정치인과 급진주의자, 테러리스트, 의회정치주의자 등 사이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화해시킨 분이잖아요. 도의회에도 엄연히 여당과 야당이라는 게 있지만, 생각의 밑바탕엔 늘 도민의 안녕과 살림살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충분한 이유와 설득력으로 협치할 생각입니다."

지난주 도내 정가를 뜨겁게 달군 열쇳말은 단연 '재산'이었다. 지난달 28일 정부와 경남도공직자윤리위원회가 '6·13 지방선거 선출직 공직자 재산등록사항(2018년 7월 1일 기준)'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도내 1위는 118억 2835만 원을 신고한 고정이(자유한국당·비례) 거제시의원, 2위는 61억 9470만 원을 신고한 강병주(더불어민주당·가선거구) 거제시의원, 3위는 윤 의원이었다. 52억 3325만 원을 신고했다. 윤 의원은 "제 재산도 아닌데요. 뭐. 모두 사업하는 우리 남편 것이랍니다"며 웃었다.

끝으로 '도민 건강 지킴이'를 강조했다. "깊은 밤, 불덩이처럼 열이 오른 아이를 둘러업고 제가 운영하던 약국 옆 살림집 문을 급하게 두드렸던 아이 엄마 얼굴이 생각납니다. 그때 해열제를 지어주며 아이 건강을 기도했었거든요. 그때 그 마음으로 청년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도민들이 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언제나 귀기울이고 달려가겠습니다. 도민들의 아픈 곳을 만져주고 약을 발라주는 윤성미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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