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행보에 눈길
강팀 재건 의지 엿보여

NC다이노스가 선수단 정리에 들어갔다. 정규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온 선수 정비라 NC 행보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2일 KBO는 공식 홈페이지에 NC 김종민(포수), 심규범(투수), 윤병호·강구성(이상 외야수) 등 4명을 웨이버 공시(스포츠에서 구단이 소속선수와 계약을 해제하는 방법)했다. 이들 4명은 7일 내에 타 구단으로부터 입단 요청이 없으면 자유계약선수 신분을 얻는다.

이에 앞서 NC는 지난달 10일 조평호(내야수)를, 7월 2일 홍지운(내야수), 박으뜸(외야수)을 웨이버 공시하기도 했다. 시즌 중 7명을 웨이버 공시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올해 롯데·SK·LG·넥센·삼성이 시즌 중 국내 선수 웨이버 공시를 한 차례도 하지 않거나 한화·KIA도 최대 4명이었던 점에 비춰봐도 NC 행보는 흥미롭다. 이번에 NC에서 내보낸 선수들 대부분이 20대 중·후반인 점도 관심을 불러모으는 요소다.

이 같은 이례적인 움직임에 NC가 올 시즌 성적 부진 등으로 주춤했던 리빌딩 작업에 다시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NC는 전면적인 리빌딩을 추진했다. 성과는 컸다. 모창민·권희동이 이호준 은퇴 공백을 메울 자원으로 믿음을 줬고 장현식·구창모는 10년간 선발 마운드를 책임질 투수로 성장했다.

올해 NC는 지난 성과를 토대로 리빌딩 시즌 2를 예고했다. 내부 FA 3인방 손시헌·이종욱·지석훈을 지키며 중심을 잡았고 외국인 투수 왕웨이중·베렛을 영입, 마운드를 한층 젊게 만들었다. 여기에 은퇴 위기까지 몰렸던 베테랑 최준석을 영입하고 외국인 타자 스크럭스와 재계약하며 중심 타선 다지기도 마쳤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하면서 계획은 차질을 빚었다. 믿었던 '젊은 마운드'는 부상·부진에 신음했고 주전 포수 빈자리를 확실히 메우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5월 들어서는 리그 꼴찌로 추락하더니 6월에는 김경문 전 감독이 중도 퇴진하는 충격이 있기도 했다. '선수단 안정'을 앞세운 유영준 감독대행 체제 아래 NC는 탈꼴찌에는 성공했지만 시즌 막판까지 '꼴찌' 불안감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올 시즌 NC를 둘러싼 갖가지 불안과 논란이 NC 변화에 속도를 붙인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NC 웨이버 공시 선수가 1명뿐이었다는 것을 비교하면 NC 변화 의지는 더욱 확고해 보인다.

당장 2군 선수단부터 정리에 나섰지만 그 바람이 언제 1군으로 불어닥칠지도 모른다. 한쪽에서는 올해 부진한 성적을 보인 왕웨이중, 베렛, 스크럭스 등 외국인 선수들의 내년 재계약이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NC는 "선수 개인적인 문제로 웨이버 공시를 신청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유 선수가 100명을 웃도는 등 많았기 때문에 규모를 줄인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한국시리즈 준우승 등 KBO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자리매김한 NC가 고강도 정리 작업을 바탕으로 시즌 종료 후 무너진 자존심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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