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을 대표하는 진주 남강 유등축제가 시작되었다. 올해는 가림막으로 가리고 유료화했던 것을 무료로 되돌리고 맞는 축제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그동안의 갈등을 접고 축제를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남강 유등축제는 그 효시가 개천예술제다. 지금은 애국충절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진주성을 중심으로 유등축제로 바뀌었지만, 예술제 기간에는 시내 전체가 그야말로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지방 소도시임에도 나라가 처음 열린 날을 기념하는 축제를 시작했고 애국충절의 의미까지 더했으니 우리나라 축제의 대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축제는 시민이 주인공이어야 하고 시민이 찾아오는 손님과 더불어 즐기는 것이 되어야 의미가 더욱 깊어지고 역사성을 가질 수 있다. 전통적인 축제의 전형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관이 주도하고 시민이 들러리가 되는 것은 축제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다. 남강 유등축제는 그동안 관주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민 참여 등 해마다 내용이 풍성해지고 있다. 하지만 유료화에서 보듯 진정한 축제로 자리매김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거창하고 요란하게 축포를 쏘아대고 휘황찬란한 행사여야 지역을 알린다는 고정관념에서도 탈피할 필요가 있다. 축제는 남들에게 보이려고 생긴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같이 즐기고 축복받기 위해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시민이 즐거우면 축제의 목적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올해 유등축제는 무료화로 전환되어 진주 시민은 물론이고 인근 시·군 주민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그런 만큼 축제의 성공을 기대할 만하다. 시민들도 갈등과 반목의 가림막이 걷혔기 때문에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이전보다 더 따뜻하게 맞이할 것이다. 올 축제에는 대나무 숲에 세계귀신을 캐릭터로 표현한 것 등 다양한 볼거리도 있다. 3일 개천예술제가 시작되고 이어 드라마 페스티벌이 개최되는 등 진주는 온통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진주에서 시작하여 시민과 관광객이 정을 나누고 즐기며 대한민국의 활력소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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