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89주년 기념식 열고
'완전히 새로운 무학'선포
고강도 경영혁신 추진
"2020년 점유율 15% 달성"

최재호 무학 회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해 전방위 혁신에 나선다.

최 회장은 고강도 경영 혁신으로 최근 성장세가 주춤해진 무학의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무학 창원1공장 다목적홀에서 열린 무학 창립 89주년 기념식과 신경영 선포식에는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날 창립 기념식에서 무학은 2020년 전국 시장점유율 15% 달성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을 선언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무학 창원1공장 다목적홀에서 열린 무학 창립 89주년 기념식과 신경영 선포식에서 최재호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무학

무학은 신경영 선언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무학'의 출발을 알렸다.

신경영 체제는 최 회장을 중심으로 한 고강도 경영혁신과 현장 중심 경영을 통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무학은 새로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개혁방향으로 경영·영업·생산연구·사회적책임 4개 부문 12개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경영 부문은 사업부 단위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고객 맞춤식 영업과 제품을 출시해 차별화된 경영을 펼칠 예정이다. 국외시장 개척은 생산공장 현지화로 국외 고객에 대한 맞춤식 상품 개발과 국외 마케팅역량 강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 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영업부문에서는 고객 맞춤식 밀착경영을 펼쳐 현장경영을 중심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불필요한 시스템을 개선하고 효율적인 영업활동으로 시장 성장과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생산연구부문은 무결점 사업장 운영과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연구개발을 통해 고객 신뢰 구축과 고객만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지역공헌 사업은 영업이익의 15%를 사회공헌활동에 기부해 경제적·윤리적 책임을 다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의 주요 행사에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 찾아가는 봉사활동으로 지역민과 함께하는 나눔 문화를 조성할 방침이다.

최 회장의 복귀와 함께 대표이사 체제도 변경됐다. 무학은 이날 기존 이수능 대표이사 체제에서 최재호·이수능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무학 좋은데이나눔재단 이사장과 이사회 의장직만을 수행했다. 미래 신규사업과 지역공헌에 집중했던 최 회장이 회사 경영에 복귀한 것을 두고 주류업계에서는 "전국구 주류업체로 발돋움하려는 강력한 의지와 이를 뒷받침할 안방 다지기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했다.

무학은 알코올 도수 23도의 '화이트'를 1995년 출시하며 25도로 통용되던 소주시장 트렌드 변화를 예고했다. 2006년에는 16.9도 저도 소주 '좋은데이'를 출시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무학은 지역에서 성공을 발판으로 수도권 시장에 눈을 돌렸다. 사업 확대를 위해 수도권 진출에 공을 들이는 사이 안방인 지역을 빼앗겼다. 업계에 따르면 대선주조의 부산 소주시장 선전과 하이트진로의 경남지역 약진으로 안방 점유율이 크게 낮아졌고, 수도권 공략 마케팅 비용이 수익성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는 평이다.

무학은 지난해 매출액 2505억 300만 원, 영업이익 287억 600만 원으로 2016년보다 매출액이 약 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약 45%나 감소했다. 최근에는 '좋은데이 깔라만시'를 선보이면서 젊은 층을 타깃으로 매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최 회장이 경영 지휘권을 다시 잡아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더는 회사의 부진을 지켜볼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 회장의 복귀로 부진한 매출을 회복하고, 지역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무학이 수도권으로 눈을 돌린 사이 경쟁업체가 많이 치고 들어왔다. 최 회장의 복귀로 소주 시장의 재부흥을 이끌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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