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냉천마을 접한 인도 개설 '난색'…"주택 균열 보상은 협의 중"

"동쪽은 변전소, 서쪽은 6층짜리 아파트, 남쪽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행복주택, 북쪽은 자은 지구 아파트 4000여 가구. 자은동 냉천마을 주민들은 사방이 막힌 채 공사 소음·진동·분진 등을 다 견디고 있어요."

1일 창원시 진해구 석동2 행복주택 건설공사 1공구 건설 공사장 부근에서 만난 조해룡(59) 자은동 8통(냉천마을)장은 분통을 터트렸다. 석동 아파트 행복주택 공사 현장은 마을로 진입하는 길을 사이에 두고 석동·자은동으로 나뉜다. 지난 2016년 12월 착공해 올해 12월 준공예정인 아파트 3개 동 공사는 페인트칠을 하며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창원시 진해구 냉천마을 전경. 마을 왼쪽으로 한국전력공사 진해변전소, 위쪽으로 LH 행복주택 공사현장이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조 통장은 "마을에 107가구가 있다. 대부분 낡은 주택이다. 아파트 공사가 한창일 때 소음·진동·분진 때문에 고통스러워서 집회도 4번 열었는데 아무 소용이 없다. 공사장 바로 부근 집은 집에 금이 쩍쩍 가서 아예 보상을 받고 나간 상태"라며 남은 집을 가리켰다.

주민들은 애초 행복주택 아파트가 지어지는 곳에 학교가 설립될 예정이었지만, 아파트 터로 바뀌었다고 했다.

냉천마을에서 나고 자란 정영희(60) 자은동 새마을부녀회장도 마을 일대 공사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 회장은 "대부분 이곳에는 노인이 많아서 웬만한 일은 다 감수해왔다. 그런데 산 뒤쪽에는 이제 2022년에 제2안민터널이 생긴다. 그러면 그때까지 공사가 계속 이어진다는 말이다. 언제까지 계속 고통을 다 감수해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행복주택 옆 도로는 금이 간 곳이 많아 공사업체가 군데군데 땜질을 해놓기도 했다. 좁은 도로에 공사차량이 몰리면서 접촉사고도 빈번했다고 했다. 주민들은 동네와 행복주택 사이 도로에 인도 설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시행사인 LH는 묵묵부답이라고 했다.

조 통장은 "이미 들어선 아파트, 짓는 아파트는 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만, 우리가 사는 주택은 여전히 도시가스도 설치되지 않고 있다. 올해 2월 창원시에 도시가스 공급 보조사업 신청을 했지만, 가구 수가 적어서 탈락했다"고 했다. 그는 "건설공사와 관련한 일을 오랜 기간 해왔다. LH가 행복주택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주변에 진동을 크게 주는 공법(CT 파일 공법)으로 지어서, 인근 주택에 피해가 컸다. 처음부터 주민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최소한 마을 사람들이 위험하지 않게 인도라도 설치해달라는 것이 우리 요구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LH 측은 설계를 변경하는 인도 개설은 어렵고, 주택 균열에 대해서는 보상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LH 측은 "인도 부분은 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민원 사항이었다. 공사 터에 인도 부분을 내주게 되면, 입주자 사유지에 마을 사람이 다니는 것이어서 터 소유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1층 아파트는 프라이버시 침해도 발생할 소지가 있어서 안 된다고 분명히 전달했다. 기존 도로에 인도 부분을 만드는 것도 기존 도로 폭이 좁아지기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균열에 대해서는 "마을주민들과 균열에 대한 보상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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