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남강유등축제서 드론 10여 대 곤두박질
산청한방약초축제 개막식 도중 화재 '소동'

10월 지방자치단체마다 각종 축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자치단체가 안전문제에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일 개막한 진주남강유등축제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드론아트쇼를 열었지만 드론이 10대가량 추락하면서 드론아트쇼가 아닌 '드론추락쇼'가 되고 말았다. 자칫 인명피해까지 일으킬 수 있었던 사고여서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진주시와 행사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40분께 유등축제 개막식 불꽃놀이 행사 이전 열린 드론아트쇼에서 드론 30여 대가 빛을 내며 아트쇼를 펼쳤다. 축제 기간에 모두 5회에 걸쳐 드론아트쇼를 펼칠 계획이며 회당 8분간 남강 상공에서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2014년 3월 진주에 떨어진 운석을 비롯해 논개의 혼이 서린 논개 가락지, 비밀병기 비차, 남강유등축제 로고 등을 드론을 통해 표현하기로 한 것이다. 드론쇼에는 1억 8000여 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러나 공연 도중 10대 정도가 잇따라 남강 등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로 말미암아 애초 기대했던 형상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한 관람객은 "드론 한 대가 관람석에서 30m가량 떨어진 촉석루 지붕 끝에 부딪혀 길바닥에 떨어져 아찔했다"고 말했다.

이날 남강변에는 개막 행사를 보려고 관람객 1만여 명이 찾았는데 이곳으로 떨어졌다면 자칫 큰 사고가 날뻔했다. 관람객들은 갑작스럽게 벌어진 드론 추락 장면을 보면서 놀라 소리를 질렀다. 일부 관람객은 드론 추락 상황이 진주에 운석이 떨어지는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무슨 모양을 만드는지 모르겠고, 드론이 하나둘 추락하면서 흥미가 아니라 두려움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드론아트쇼는 진주시가 올해 처음으로 축제에 도입했다. 업체 관계자는 "드론과 교신하는 장비를 진주성벽 쪽에 설치했는데 조종 방향이 외부적인 요인으로 뒤틀어지면서 제 위치를 찾지 못한 것 같다"며 "비행 방향은 사전에 충분히 고려해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안전사고에 대비해 아트쇼 중간에 추락할 경우 물에 빠지도록 침수 프로그램을 삽입했기 때문에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밝혔다.

진주시 관계자는 "안전한 축제가 우선인 만큼 전반적인 안전 점검을 거쳐 드론아트쇼 시행 여부를 최종 판단하겠다"면서도 "안전 문제와 함께 태풍 '콩레이' 북상이 예고돼 사실상 남은 일정은 취소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드론아트쇼는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5·6·8·13일 열릴 계획이었다.

지난달 28일 제18회 산청한방약초축제 개막식 대왕약탕기 점화식 중 약탕기 주변 시설물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한동춘 기자

앞서 지난달 28일 시작된 제18회 산청한방약초축제 개막식에서는 대왕약탕기 점화를 하면서 약탕기에 점화될 불꽃이 약탕기 주변 축제 시설물에 옮겨 붙는 화재가 발생했다. 한방약초축제는 이날 오후 6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9일까지 산청군 금서면 대전통영고속도로 나들목 입구 축제 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이날 화재는 한방약초축제 위원장을 비롯해 이재근 산청군수 등 내빈들이 개막식 단상에서 대왕약탕기 점화를 위한 버튼을 누르면 로켓형식으로 준비된 불꽃이 대왕약탕기와 연결된 줄을 타고 날아가 대왕약탕기에 점화되는 식으로 진행됐다.

그런데 로켓형식으로 준비된 불꽃이 약탕기 주변에 약탕기의 배경을 표현한 현수막에 옮겨 붙으며 관계공무원은 물론 소방관이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서는 등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또 로켓 불꽃이 관람객들이 앉아 있는 머리 위를 지나 약탕기에 점화되도록 설치돼 자칫 이 불꽃이 떨어질 때 관람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한 관람객은 "축제의 흥과 멋을 더하기 위해 세리머니도 좋지만 축제장에 화재가 발생하고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험하는 세리머니는 지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산청군 관계자는 "내년에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검토하는 한편 이 프로그램을 계속할지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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