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경남도 지방재정투자심사서 '재검토'의견
시급성·경제성 미흡 지적…2020년 완공계획 차질

김해시가 추진하는 '허왕후 신행길 관광자원화사업'이 행정안전부와 경남도의 지방재정투자심사에서 잇따라 '재검토' 의견을 받아 오는 2020년 완공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재검토 의견에는 사업이 시급하지 않고 투자 대비 경제성이 미흡하다는 이른바 '시급성과 경제성'이 주 요인으로 분석됐다.

시는 이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자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허왕후 신행길 관광상품은 앞으로 경쟁력이 높은 전국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데 자칫 부산시에 선점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이 관광상품은 김해를 넘어 경남도에서도 경쟁력 높은 미래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가 이 사업을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허왕후를 매개로 부대축제 콘텐츠를 키워나가려면 축제 거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걷기대회나 전국 페스티벌 개최, 결혼 축하명소전 유치 등 다양한 후속 행사들을 마련할 수 있다. 시는 허왕후 캐릭터가 국제결혼 1호에 다문화 가정 1호, 자녀 10명을 둔 다자녀 부모인 점 등을 콘텐츠화하면 관광상품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2월부터 가야사2단계 사업의 하나로 이 사업을 인도 허왕후 기념공원 리모델링 사업과 연계해 추진 중이다.

김해시 불암동 장어타운 주변 수변공원 2만 3240㎡에 공원조성과 차박물관(2층), 수상레저시설(2만 7000㎡), 주차시설(62면) 등을 짓는다. 사업비는 155억 원(국비 50억 원, 도비 15억 원, 시비 90억 원)에 이른다. 시는 이 사업이 완공되면 허왕후 신행길을 관광상품화해 다양한 부대축제를 유치해 불암동 장어타운과 카누경기장과 연계하는 관광인프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중앙과 경남도 지방재정투자심사에서 모두 제동이 걸렸다.

지난 11월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투자심사에서 객관적인 수요 예측을 통한 시설별 적정규모 검토, 전시계획 수립과 전시콘텐츠 확보방안, 역사적 재조명을 통한 사업콘텐츠의 명확성 등이 필요하다며 재검토 의견을 받았다.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100억 원 이상의 사업은 종전 중앙 지방재정투자심사에서 광역단체로 이관되면서 시는 지난 7월 이 사업과 관련해 경남도에 국·도비를 신청했다. 경남도 지방재정 투자 심사결과에서도 시급성과 경제성 미흡, 허왕후 관련 수익창출방안 검토 등을 이유로 또다시 재검토 의견을 받았다.

하지만 시는 사업의 중요성을 고려해 지난 8월 경남도에 사업 추진을 위한 국·도비 신청을 다시 했고, 경남도 지방재정 투자심사 결과는 10월 말에 나온다.

"시급한 사업이 아니다"는 경남도와 "부산시가 관광상품으로 선점하기 전에 시가 먼저 상품화해야 한다"는 김해시의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경남도의 지방재정투자심사 결과에 따라 이 사업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심사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조광제 김해시 문화예술과장은 "김해가 가야왕도라고 하지만 온전히 가야를 중심으로 한 역사적 관광상품을 특정 지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인 만큼 이 신행길 사업은 반드시 시의 관광상품으로 개발해야 한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신행길 사업 장소가 허왕후가 배를 타고 최초 도착한 곳인 만큼 이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다양한 관광콘텐츠로 키워나간다면 5년 이내 세계적인 축제에 버금가는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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