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플랭크
딸이 갑자기 부르더니 플랭크 자세를 보여주더군.
엉덩이가 살짝 올라왔기에 자세 교정을 해 줬지.
그랬더니 철퍼덕!
"왜? 힘들어?"
"아니, 아빠가 누르니까 간지러워서."
힘들어 보이던데. 자세를 다시 잡는데 또 엉덩이가 올라오는 거야.
배를 받치고 몸을 일직선으로 바로잡아 줬지.
손을 빼니 다시 철퍼덕!
"왜? 잘 안 돼?"
"아니, 아빠가 배를 만지니까 간지러워서."
그러니까 그 힘들다는 말 한마디가 그렇게 힘든가 봐.
2. 반올림
하루에 수학 문제집 두 바닥씩 풀기로 약속했거든.
그런데 통 문제 푸는 모습을 못 봐서 물었지.
"예지, 수학 하루에 두 바닥씩 풀어?"
순간 눈동자가 흔들리더군.
살짝 굳은 표정으로 대답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어.
"며칠 정도 건너뛰었니?"
"일주일 정도?"
"약속 지키려면 밀린 거 어떻게 해야 할까?"
무작정 나무라지 않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게 하는 교육이지.
"일주일 안 했으니까 일단 열 바닥에..."
"잠깐, 예지. 하루 두 바닥에 일주일이면 열네 바닥이지."
"아니, 반올림하면."
그 힘들어하는 수학을 이럴 때는 야무지게 써먹는군.
반올림이라니!
이승환 기자
hwan@idomin.com
2023년 3월부터 시민사회부 1호기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