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절실했던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교체 사업에 대한 수주에 실패했다. 기대가 컸던 그 이상으로 해당 기업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계도 한숨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나 마냥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은 그대로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도 지체해서는 안 된다. 역사의 교훈처럼 실패에서 새로운 교훈을 얻고 다시 발전의 고삐를 다잡아야 한다.

이번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수주 실패를 두고 여러 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분명히 있었고 컨소시엄을 이룬 록히드마틴이 모든 수주 활동을 주도했다. 따라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자책할 이유도 없다. 일부 정치권에서 문 대통령과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부족했다며 책임론을 말하지만 미국 회사와 컨소시엄을 이루고 추진한 사업의 특성상 그렇게 볼만한 근거는 부족하다. 이번 수주실패가 항공업계와 지역경제에 더욱 큰 충격이었던 것은 그동안 이미 떼 놓은 당상인 것처럼 떠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번 수주실패의 근본 원인은 보잉-사브의 지나친 저가 입찰에 있다. 앞으로 T50 고등훈련기의 해외 수주 활동에 다소 영향이 있겠지만 기술적인 부족 때문이 아니므로 대응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다시 도약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양산되지 않았고 지나치게 저가로 입찰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미국 현지 언론의 지적도 있다. 이번에 졌지만 향후 해군 인도용 입찰에서는 승리할 수 있는 희망도 있는 것이다.

수리론 추락과 고성공장 신축 등 문제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어려움에 부닥쳐 있고 지역 여론도 악화해 있지만, 그것이 한국항공산업의 위기로 가서는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지역사회가 격려를 해주고 품어주는 아량을 보여주어야 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도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남는 데 필요한 기술축적과 자기 혁신을 위한 대전환이 있어야 한다. 위기는 언제든지 온다. 그것을 극복했을 때 진정한 승자의 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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