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을 보면 '엄마' 역할이 크다. 아이들이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엄마인 친구들은 "아빠가 애들이랑 시간을 많이 안 보내니까 그렇다"고 한다.

아이를 낳으면 '어릴 때부터 시간을 많이 보내야겠다'고 생각한다. 생각은 자연스레 '육아휴직'에 닿지만 아직 주변에서 육아휴직을 썼다는 남성을 본 적이 없다. 우리 회사에서도 과연 쓸 수 있을까 싶다.

지난 7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육아휴직 사용 남성 증가' 소식은 반갑다. 2011년 1400여 명에서 2017년 1만 2000여 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1만 6000명까지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양극화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신보라(자유한국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남성 육아휴직자 70%는 공무원·대기업 노동자였다. 중소기업 노동자는 30%에 불과했다. 통상임금 350만 원 이상을 받는 남성 육아휴직자는 지난해 2811명으로 2016년(1589명)보다 76.9% 늘었다. 반면 통상임금 150만 원 미만을 받는 여성 육아휴직자는 지난해 1만 1916명으로 2016년(1만 5643명)보다 23.8%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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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육아휴직을 꺼리는 원인 중 하나는 '소득 감소'다. 상대적으로 적게 버는 아내(여성)가 육아휴직을 쓰는 게 경제적 이득이기 때문이다. 남성 육아휴직이 더 늘게 하려면 육아휴직급여(월 상한액 150만 원)를 최저임금 수준으로 올려야 하지 않을까. 지난해와 올해 남성 육아휴직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 등 소득대체율을 올린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근본적으로는 남녀 임금격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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