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국내 유일의 북극곰 '통키'가 영국의 생태형동물원으로 이전이 추진되면서 전시 동물과 환경을 둘러싼 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통키가 지역민의 관심을 끄는 것은 1990년대 중반 창원 돝섬 동물원에서 태어난 후 세 살 때 이동했기 때문이다.

통키는 함께 지내던 북극곰들이 차례로 죽고 혼자 남아있는 상태였다. 광활한 영역에 걸쳐 활동하는 북극곰의 본능에 맞지 않게 비좁고 더운 시설에 갇혀 지내던 통키의 처지가 동물권 단체의 문제제기로 논란이 된 적도 있다. 특히 통키는 벗들을 잃고 정형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해외의 경우 몇 년 전 아르헨티나에서 아르투로라는 이름의 북극곰이 무더위 등 부적합한 환경에서 지내다 사망했을 때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아르투로가 동물원에 전시되는 마지막 북극곰이 되기를 바란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통키가 늘그막에나마 전시 동물의 신세를 면하고 자연에 가까운 환경에서 지낼 수 있다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통키가 환경이 나은 곳으로 이전이 가능해진 것은 멸종위기동물로 지정된 북극곰으로서 생육 환경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동물들은 지금도 전국 곳곳 동물원의 반생태적인 환경에서 관람객들에게 노출된 삶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돌고래처럼 공연을 위해 가혹한 조련과 훈련을 견뎌야 하는 동물들도 있다.

동물원의 기능 중에는 개체가 적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여 종 보존에 기여하는 순기능도 있다. 그러나 지금의 동물원은 인간의 욕심과 영리를 위해 일방적으로 동물을 희생시키는 반생명적인 곳으로 전락한 곳이 대부분이다. 국내에서 서식 환경을 마련하지 못해 외국으로 이전하는 통키의 사례는 국내 동물원이 얼마나 생태와 생명에 위배되는지 입증하고 있다. 자신의 생태와 전혀 맞지 않는 환경에서 보호받는 처지로 전락할 만큼 생존 위기에 처한 멸종위기 동물의 문제와 더불어, 생태친화적인 동물 보호를 고민해야 할 때다. 우선, 거제씨월드의 돌고래 쇼부터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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