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우선협상자, 활용방안 아직 못 내놔
유일컨소시엄 사업계획 첨부한 처분신고서 제출 지연
시, 발전계획보고서 항공미니복합타운 언급해 '눈길'

운영 중단으로 방치된 SPP조선 사천조선소 터(사남면 초전리 23만 5747㎡) 활용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업체가 터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아직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천시가 이 터를 '항공미니복합타운'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SPP조선은 사천시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다음으로 큰 기업이다. 그러나 채권단의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 동의가 이뤄지지 않아 수주를 하지 못해 지난해 2월 사실상 폐업했다. 협력사 직원까지 4000명에 이르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어 사천 지역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 때문에 폐조선소 터를 빨리 활용해 침체한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PP조선 채권단과 매각자문사인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사천조선소는 2016년 SM(삼라마이더스)그룹에 매각이 추진됐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불발됐다. 조선업을 위한 인수·합병(M&A)은 무산된 셈이다. 이후 유휴자산 매각이 결정됐고, 사천조선소 터는 유일디앤티(D&T)와 두림주식회사로 구성된 유일컨소시엄에 매각된다. 매각가격은 484억 원, 올해 말까지 잔금을 내는 조건이다. 현재 유일디앤티는 폐조선소 기계장치 등의 해체작업을 하고 있다.

운영 중단으로 방치된 SPP조선 사천조선소 터 전경. /이영호 기자

문제는 앞으로 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점이다.

유일디앤티는 비계 구조물 해체와 석면 해체·제거 등 건물과 구축물 해체 공사업체다. 사천 제2일반산업단지에 자리 잡은 해당 터는 관리기본계획에 따른 유치 업종에 해당하는 제조업을 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관리기관이 매수 신청을 받아 선정한 다른 기업체나 관계기관에 양도해야 한다. 특히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장설립 등의 완료 신고 또는 사업 개시 신고 후 5년의 사업을 경영한 후에 분할할 수 있다.

사천2일반산단 관리기관인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SPP조선이 터 매각 전까지 유일컨소시엄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첨부한 처분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업체와 매각자문사에 알렸는데 아직 접수가 안 됐다"고 밝혔다.

김대균 사천시 우주항공국장은 "제조업을 위한 사업계획 등 산업단지 내 입주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유일컨소시엄의 입주는 어렵다"면서 "동향을 지켜보고 있는데 만약 산업용지 분할매각을 진행하면 강력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2027 사천시 중·장기 발전계획 본보고서'에서 이 터를 항공미니복합타운으로 조성하는 사업방안이 나왔다. 항공전시공간과 드론시험장·VR체험장 등을 꾸며 사천만 해안도로와 연계해 산업관광 복합 테마파크로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김 국장은 "항공미니복합타운 조성은 중·장기 발전계획상 폐조선소 터를 활용한 사업 추진 방안의 하나일 뿐 SPP 터를 특정한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산적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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