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마산야구장 사용협약 주목
광주·대구선 특혜시비 일기도
NC 25년간 운영·광고권 쥐어
연간 사용료 두고 양측 신중론

창원시 새 야구장이 내년 2월 준공·3월 개장을 앞둔 가운데 NC가 구장 사용료로 얼마를 낼지 주목된다. 최근 몇 년간 지자체와 야구계가 구장 운영권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인 점을 감안하면 창원시와 NC가 맺을 협약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진다.

◇새 야구장 = 2016년 11월 옛 마산종합운동장 자리에 착공한 새 야구장은 공정 70%를 넘겼다. 메이저리그 야구장을 본뜬 새 야구장은 상시 개방하는 공원·상업시설 등이 특징이다. 새 야구장 건립에는 국비 150억, 도비 200억, 시비 820억, NC 100억 등 총 1270억 원이 든다.

창원시 마산종합운동장 주경기장 터에 건설 중인 새 마산야구장의 9월 30일 공사현장 모습이다. 마산종합운동장은 1982년 9월 경남 최초의 종합운동장으로 탄생했고 2016년 5월 21일 새 마산야구장 건설을 위해 철거됐다. 새 마산야구장은 오는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앞서 창원시와 NC는 세부 이행 협약을 맺고 야구장·부대시설 운영권과 광고·명칭사용권 행사 주체를 결정했다. 협약에 따라 25년간 운영·광고권 등은 NC가 쥔다. 협약에는 △계약기간(준공일로부터 25년간 사용수익) △임대방식(사용·수익허가) △광고권 소유(NC) △지자체-구단 수익 분배(광고·상가운영·티켓판매 등 공공성에 반하지 않는 모든 수익금 구단 귀속) 등이 명시돼 있다. 이 밖에 대규모 보수는 시가, 소규모 보수는 NC가 맡는다.

이와 관련해 NC는 예상 수익 산정 등을 전문 기관에 의뢰한 상태다. 지자체-야구계 갈등 원인이 '건설은 세금으로, 수익은 구단이 안는다'라는 점이었다는 걸 고려한다면 창원시와 NC도 일단 시한폭탄을 안고 출발선에 섰다. 창원시와 NC는 논란을 뿌리칠 수 있을까.

◇시끌벅적 타 지자체 = 2011년 12월 기아차는 광주 새 야구장 총사업비 994억 원 중 300억 원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광주시로부터 25년간 야구장·부대시설 운영권 전체와 광고권·명칭사용권 등을 부여받았다.

곧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특혜의혹이 일었다. 2013년 1월 감사원마저 '광주시가 사용료를 낮게 책정했다'는 결과를 내놓으며 논란은 확산했다. 계속된 비판에 광주시와 기아차는 2013년 4월 '광주 새 야구장을 2년간 운영하고 나서 추가협약을 한다'고 약속했다. 이후 양측은 야구장 운영 손익평가위원회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했다. 지난해 3월 열린 최종 회의에서 손평위는 "선납 사용료 300억 원도 적정하다"고 결론 내렸다. 단, 손평위는 기아차에 광주시 체육발전기금 30억 원을 낼 것을 제안, 이후 발생할 논란을 막았다.

대구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2013년 2월 대구시와 삼성은 '야구장 건립비의 30%(500억)를 부담한 삼성이 25년간 관리 운영권 전부를 행사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계약 변경은 10년이 지나고 나서 실사 분석을 통해 가능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수익산정 용역을 토대로 25년간 입장료 697억 원, 광고 1099억 원 등 총 2312억 원의 수익이 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삼성이 용역에서 나온 연간 광고수입보다 20억 원 많은 50억 원에 광고판매대행 계약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생겼다. 매년 물가상승률 3%를 적용하면 삼성은 25년간 광고수입으로만 724억 원을 더 벌 수 있었다. 입장료 수입 또한 애초 용역 결과보다 연간 60여억 원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논란은 확산했다. 특혜의혹이 일자 삼성은 지역 기여 차원에서 75억 원(25년간 매년 3억 원)을 내고 야구 박물관 조성 30억 원 등 175억 원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아울러 권영진 대구시장은 "상황을 보고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잠재웠다.

◇실사용료 쟁점은 = 창원시와 NC간 새 야구장 계약은 광주·대구시 계약과 공통·차이점이 공존한다. 공통점은 25년간 야구장 수익사업 전부를 구단이 쥔 점이다.

차이점은 사용료다. 광주·대구와 달리 창원시는 NC로부터 연 사용료를 받을 계획이다. 이는 새 야구장 건립 과정에서 구단이 부담한 초기 비용과도 맞닿아 있다. 새 야구장을 건립할 때 광주에선 KIA가 300억 원, 대구에선 삼성이 500억 원을 '25년 사용료 선납방식'으로 부담했다면 NC는 25년 중 일부인 100억 원을 냈다. 창원시 처지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었던 구단 초기 부담비용을 후납 형태의 연 사용료로 대체해 받겠다는 계획이다. 사용료는 야구장 유료 관중 입장 수입기준과 스포츠산업 진흥법령·창원시 스포츠산업진흥 조례에 따라 별도 정할 예정이다.

논란 여지가 있는 지점이 여기다. 당장 '적절한 사용료'는 시각에 따라 정의가 달라진다. 수익사업 전부를 넘긴 마당에 사용료마저 낮다면 뒷말이 나올 수 있다. 야구팀이 지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하고, 지역경제 부흥 효과가 있음을 고려하더라도 특정 기업을 위해 세금을 들인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올 만하다.

이와 관련해 창원시 관계자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2월 안에 사용수익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시의회 승인을 거치고 공감대도 이끌어 내야 하므로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연고 프로팀이 있는 상태에서 새 야구장 건립에 들어간 광주·대구와 프로팀을 유치하며 새 야구장 건립을 내건 창원시는 구단 측 초기 부담 비용 등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NC 관계자 역시 "구단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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