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와 전시동물 문제
기후 변화·서식지 파괴
갈수록 느는 멸종위기종
철창 갇혀 눈요깃감 전락
"환경보호·동물존중 필요"

북극곰 통키 삶은 인간이 해결해야 할 지구온난화와 전시동물 문제를 잘 보여준다. ▶관련기사 1면

여름철 시원한 얼음 덩어리를 앞발로 깨 먹는 동물원 대표 동물 북극곰은 오는 11월이면 국내에서 사라진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북극곰을 멸종위기동물로 지정하고 상업적 목적 거래를 금지했다. 11월 영국 요크셔 야생공원으로 이동할 통키를 끝으로 우리나라 동물원에서 북극곰을 볼 수 없다는 의미다.

미국 북서부 알래스카 보퍼트 해역에는 지난 2004년 1600여 마리 북극곰이 서식했다. 그러나 2010년에는 900여 마리로 절반가량 줄었다. 북극곰이 멸종위기종이 된 이유는 지구 온난화다. 북극곰은 물개 등 먹이를 사냥하고자 100㎞에 이르는 거리를 헤엄칠 수 있지만 중간마다 빙붕(바다에 떠 있는 얼음 덩어리)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런데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서 곰들의 휴식처인 빙붕이 빠른 속도로 녹아 버렸다. 이 때문에 수영을 하다 쉴 곳을 찾지 못해 탈진해 익사하는 북극곰도 크게 늘었다. 또 수온 상승으로 북극곰의 주식인 물개의 수 역시 줄어 먹이 또한 부족하다.

국내에 남아있는 유일한 북극곰 통키가 지난 6월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동물원 수영장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통키는 1995년 마산 돝섬 동물원에서 태어나 1997년 에버랜드로 옮겨졌다. /연합뉴스

세계기상기구(IPCC)에 따르면 1906년부터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 온도는 0.74도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속도면 2100년까지 2.4~6.4도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구 온도가 3도 높아지면 숲이 사라지고,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이렇게 되면 멸종 위기에 놓이는 생물 또한 늘어난다. 6도 오르게 되면 북극곰뿐 아니라 지구 상 생물종의 70%가 멸종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북극곰과 같은 멸종위기종을 보호해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한다. 동물권단체 케어 역시 멸종위기종 보호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통키처럼 종 보호만을 목적으로 동물원에서 사육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1998년 7월에 찍은 마산 돝섬 동물원 북극곰. /경남도민일보 DB

이권우 케어tv PD는 "북극곰이 앞으로 100년 이내에 멸종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결국 환경오염으로 종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일회용품 줄이기, 플라스틱 제품 근절 등 환경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PD는 "환경보호를 시작으로 동물을 이해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그래야 전시동물 보호도 가능해진다"면서 "통키가 한국을 떠나 영국으로 가는 것도 더 나은 환경에서 여생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의 배려다. 기존에는 열악한 환경이라도 종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서식지와 같은 환경을 찾아주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다.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종 보호는 전시동물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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