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 절반 이상 예고
내달 조직강화특별위 가동
의원 대부분 안심 못해

자유한국당이 지난 6·13 지방선거 성적을 '당협위원장 물갈이' 기준으로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경남 국회의원들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한국당과 〈연합뉴스〉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는 다음달 1일부터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가동할 예정으로 전국 253개 당협 중 많게는 절반 이상이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해 "홍준표 전 대표 때 기준을 똑같이 사용할 수는 없다"며 "백지에서 시작하되 지방선거 결과라는 명확한 요소가 있으니 이를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둘째)이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일위원회 세미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관계자가 언급한 '지방선거 결과'는 광역·기초의원 선거 당락을 주로 가리킨다. 해당 지역 국회의원 또는 당협위원장이 공천을 주도한 영역인 만큼 책임이 뒤따르는 게 자연스럽다는 논리다.

당협위원장에서 탈락한다고 2020년 총선 출마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평판이나 영향력에 타격이 불가피해 당사자로서는 몹시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초선인 강석진(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과 엄용수(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 정도를 빼면 안심할 만한 한국당 의원은 없어 보인다.

두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지난 지방선거만큼은 아니지만 대부분 큰 격차로 더불어민주당 등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엄용수 의원은 함안에서 도의원 2석을 민주당에, 강석진 의원은 거창·합천에서 도의원 2석을 무소속에 뺏겼지만 다른 지역 한국당 의원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엄 의원은 지방선거 성적보다는 현재 재판 중인 불법 정치자금 의혹 유·무죄가 외려 재선 도전의 가늠자일 수 있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창원과 거제 등은 예의 부진이 확연했다. 특히 박완수(창원 의창)·김성찬(창원 진해)·김한표(거제) 의원은 도의원 의석을 하나도 확보하지 못했고 기초의원 선거도 민주당·정의당에 참패하거나 약진을 허용했다.

단적으로 김한표 의원은 2014년에는 비례대표를 제외한 한국당 대 민주당 의석 수가 각각 3 대 0(도의원), 8 대 2(기초의원)였으나 올해는 0 대 3, 4 대 9로 뒤집혔다.

도내 최다선(5선)인 이주영(창원 마산합포)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윤한홍(창원 마산회원)·윤영석(양산 갑) 의원은 그나마 도의원 당선인 등을 내며 선전했지만 역시 지난 선거에 견주면 격세지감인 성적표였다.

진주는 희비가 다소 교차했다. 박대출(진주 갑)·김재경(진주 을) 의원 둘 다 똑같이 저조했지만 도의원 선거에서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2곳을 지켰지만 박 의원은 2곳 모두 잃은 까닭이다.

민주당 제윤경(비례·사천·남해·하동지역위원장) 의원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여상규(사천·남해·하동) 의원은 도의원 총 4석 중 3석을 건지고 기초의회도 민주당을 꺾었지만 이 또한 과거의 압도적 우위와는 거리가 상당했다.

4선의 이군현(통영·고성)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심까지 유죄를 선고받은 데다 지난 지방선거 완패 직후 스스로 "책임지겠다"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27일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추석 전에 당협위원장 일괄사퇴를 비대위에서 의결했다. 아마 적지 않은 분이 불편한 마음을 가졌을 것"이라며 "당을 쇄신하기 위해 아프지만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될 사항이었다. 특정 계파나 인맥을 겨냥한 것 아니냐 하는데 전혀 아니며, 향후 비대위 전체 운명을 결정한다고 생각하고 엄정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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