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외야 수비기여 리그 1위
나성범·권희동 공수 맹활약
김성욱, 넓은 수비범위 자랑
이적생 이우성, 연착륙 성공

정규리그 종료까지 9경기만을 남겨둔 NC.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한 해지만 발전·안정을 보인 자리도 있다. 권희동-김성욱-나성범 등과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돋보인 외야다.

올 시즌 초 NC 외야를 보는 눈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간판타자 나성범이 지키는 우익수를 제외하곤 다른 자리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

▲ 나성범. /NC다이노스

먼저 좌익수는 '권희동 활용 방안'을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 시즌 주전 좌익수로 자리매김한 권희동이었지만 타율만큼은 '지명타자'로 나섰을 때 더 높았다. 권희동은 좌익수로 나섰을 때 타율 0.284를 기록했지만 지명타자로 타석에 섰을 땐 0.357을 남겼다. NC 처지에선 3할이 넘는 타격감과 안정적인 수비 모두 탐날 수밖에 없었다.

중견수는 더 복잡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김준완이 상무에 입단했고 베테랑 이종욱은 지난해 후반기 하락세가 도드라졌다. 시즌 초 주전 중견수로 활약했던 김성욱은 타석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이에 스프링캠프에서 새 얼굴 이원재가 주목받기도 했다.

고민에 희망을 덧붙여 시즌을 시작한 NC 외야는 초·중반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에 삐걱거리는 듯했지만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그리고 시즌 후반 NC 외야는 갖가지 수비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5일 기준 NC 외야 WAA(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한 선수가 수비로 팀 승리에 얼마나 이바지했는지를 수치화한 지표)는 1.588로 리그 1위다. 외야 방향 쪽 타구 처리율은 39%로 리그 4위, 외야진이 기록한 보살은 25개로 리그 3위다. 외야진 수비율(야구에서 수비 성적을 나타내는 비율, 척살(put out), 보살(assist)의 합계 수를 수비기회(척살, 보살, 실책의 합계 수)로 나눈 백분율로 표시) 역시 0.989로 3위다.

선수 개개인 기록도 돋보인다. 132경기에 선발 출장하며 KBO리그 외야수 중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나성범은 0.358의 WAA로 이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나성범이 기록한 보살은 7개, 처리율은 41.1%, 수비율은 0.989다.

권희동. /NC다이노스

권희동은 자리에 상관없이 맹활약했다. 좌익수로 491.1이닝을 소화한 권희동의 수비율은 1.000. 실책은 하나도 기록하지 않았고 WAA도 0.133을 남겼다. 보살(4개)과 처리율(38.1%) 역시 준수하다. 권희동은 중견수로도 30경기에 출전하며 수비율 1.000을 기록,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권희동은 타석에서도 인상적이었다. 허리 디스크 부상으로 47일간의 재활을 거치고서 5월 중순 복귀한 권희동은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리더니 7월부터 불을 뿜기 시작했다. 7월 좌익수로 출전했을 때 타율 0.273을 쓴 권희동은 8월 중견수를 맡으며 0.474를 기록했다. 9월에는 중견수 때 0.400, 좌익수 때 0.333을 기록하며 시즌 초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김성욱. /NC다이노스

김성욱도 마찬가지다. 시즌 초반은 주전 중견수로, 후반기에는 대수비로 경기에 나서는 김성욱은 110경기 788이닝 동안 실책 0개, 보살 8개, 수비율 1.000을 기록했다. WAA(1.122)와 처리율(42.6%)은 리그 최상위권이다. '메이저리그급' 다이빙 캐치로 팀 분위기를 살리기도 여러 번. 부상으로 빠졌던 권희동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좌익수 영역까지 책임지는,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기도 했다. 시즌 중·후반 갑작스러운 타격 부진에 선발 명단에서 빠지는 횟수는 늘었지만 개인 통산 두 번째로 좋은 시즌 타율(0.260)은 미래를 더 기대하게 한다.

이우성. /NC다이노스

'믿고 쓰는 두산표' 이우성도 팀 적응을 마쳤다. 이우성은 이적 이후 좌익수로 47경기(선발 16경기), 우익수로 21경기(선발 15경기) 출전하며 NC 외야진을 책임질 미래자원으로 떠올랐다. 이우성 WAA는 -0.006, 처리율은 33.6%다. 이 밖에 이원재나 이재율 등도 외야에 모습을 비치며 올 시즌 NC 수비에 힘을 보탰다. 특히 이원재는 좌익수·우익수 수비가 모두 가능해 넓은 활용 폭을 자랑하기도 했다.

시즌 내 이어진 부상과 경기장 안팎 잡음 속에서도 발전적 경쟁 구도를 구축하며 안정을 찾은 NC 외야가 내년 팀 재도약 밑거름이 될지 지켜볼 만하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