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진로탐색 활동 각양각색
학생들 스스로 동아리 결성하기도
연극 축제·작품 제작·자연 체험 등
아이들 소통·협업 중요성 절로 느껴

초·중등학교 차이는 있지만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은 하루 8시간입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웃고 있을까요? 무표정일까요?

수업 공개의 날이 아니면 학교 안을 들여다볼 기회도 없고, 다른 학교는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기도 어렵습니다. 일제식 평가가 사라진 초등학교는 수업 시간에 놀이를 접목하고 있고, 중학교는 학교마다 각양각색 진로탐색 활동을 펼칩니다. 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결성해 꿈에 한 발짝 다가갑니다. 신나고 재밌는 학교 소식을 한 달에 한번 모아모아 전합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하루 8시간이 더 행복하길 바랍니다.

"얘들아, 신나게 학교 가자!"

◇마산용마고, 과학을 이야기로 전달하는 '톡신'

마산용마고는 지난 20일 과학 중점학교 비교과 체험활동 중 하나로 축제의 장 '톡신(Talk Scene) 대회'를 열었다. 톡신은 일상생활이나 역사 속 과학·수학·공학과 관련된 주제를 10분간 연극 형태로 이야기하는 과학 상황극이다. PPT 등 스크린을 사용하지 않고 소품이나 말, 몸짓 등을 통해 상황을 표현하는 대회다.

지난 1일부터 학교 예선을 거쳐 선발한 7개 팀이 본선에 진출해 경연을 벌였다. 학생들은 감각기관의 자극 수용 과정을 연기한 '오감', 3D 프린터로 만드는 인공 장기를 주제로 한 '3D 바이오 프린팅',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해시계 앙부일구 개발과정을 재현한 '시계의 발명' 등 다양하고 참신한 주제로 과학 상황극을 펼쳤다.

"어려운 주제를 재미있는 상황극으로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협업의 중요함을 깨달았고, 과학은 혼자서 이루는 연구 성과가 아니라 대중이 함께하는 소통문화라는 인식을 하게 됐어요."

마산용마고 과학 상황극 '톡신'.

◇하동 진교고, 작가들과 함께한 청소년 미술교실

진교고 미술 동아리(학생 20명)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한 달에 1~2번 남해돌창고 프로젝트 전시회 화가 작가들과 수업을 한다.

홍익대와 이화여대 서양화 전공 졸업 작가 4명과 시각디자인 전공 졸업 작가 1명으로 구성된 남해돌창고 프로젝트는 남해 대정 돌창고에서 '잔구름 지점 전시회'를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들은 학생들이 미술대학 입시를 준비하는데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 남해돌창고 프로젝트가 주관한 이번 수업은 '평면의 이해' 워크숍을 비롯해 '사진의 이해', '기초 조형의 이해', '크로키의 이해' 등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꾸려졌다.

남해돌창고프로젝트 작가들과 하동 진교고 미술동아리 학생들.

"이번 작가들과의 수업에서 점·선·면 요소로 순간적인 표현들을 하는 추상적 창작 활동이 기억에 남아요. 특히 즉흥적으로 표현된 순간의 감정과 느낌들이 나타낸 우연한 효과들이 서로 어우러져 우리만의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게 놀라웠어요."

◇창원 안골포중 '재밌Go!신나Get!' 협동작품 만들기

안골포중학교 1학년 241명 학생 모두 지난 19~21일 '1차 진로탐색활동 주간'에 통합 체험 행사를 했다. 주제는 'Hand in Hand(손에 손잡고)'. 석고 하회탈의 낱개 조각을 학생들이 개성을 담아 채색해 하나의 큰 협동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알록달록 하회탈로 학생들이 완성한 가로·세로 180㎝ 대형 협동 작품은 학교에 전시된다.

"안골포중 1학년 학생이 모두 협동 작품의 주인공이 돼 협력하고 소통하며 대형 작품을 만들었어요.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나, 너와 나, 우리의 조화를 체득하는 기회가 됐어요."

대형 협동 작품을 만드는 창원 안골포중 학생들.

◇밀양 동강중 서한상 학생 장애청소년 독후감대회 수상

동강중학교는 2010년부터 특수학급을 설립해 통합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 2학년 서한상(사진) 학생이 '제11회 전국 장애 아동·청소년 독후감 대회' 중·고등부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 사서연수관 1층에서 열렸다. 동강중은 특수교육 학생이 수상한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지도교사 이혜진 교사는 "통합교육으로 매년 전국 장애이해 백일장에서 수상을 했지만, 특수교육 학생이 직접 수상을 한 것은 처음이다. 특수교육 학생들이 2015·2016년 바냇들 미술대회에서 특상·입선 등을 했지만, 백일장 경연에서는 처음 수상해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밀양 동강중 서한상 학생.

"평소 책읽기를 좋아하는데, 학교 도서관과 특수 학급에 책이 많고 평소에 꾸준히 독후감을 썼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상장과 함께 온 송방순 동화작가의 친필 편지가 큰 격려가 됐어요."

◇살아 숨 쉬는 바다를 위해 실천하는 사천 남양초교

남양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은 지난 19일 사천 대포항에서 해양생태 조사와 환경 정화활동을 했다. 주민들과 함께한 이날 행사는 국제 연안정화의 날(9월 15일)을 맞아 해양 환경 생태계를 직접 확인하고 정화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해양환경보전의식을 일깨우고자 진행됐다.

대포항 바닷가에서 학생들은 생태해설자 설명을 들으며 해양 생태를 살펴보고 환경 피해 사례들을 듣고 생각을 나눴다. 학생들은 모둠을 이뤄 마대와 집게를 들고 해양쓰레기를 주웠다. 어느 순간 대포항 연안에서는 어마어마한 쓰레기 양에 대한 놀람과 탄식의 한숨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환경 정화 활동을 해보니 생각보다 쓰레기의 양이 많아서 놀랐어요. 우리 고장의 자랑인 바다가 많이 오염된 것 같아 마음이 아파요. 부모님에게도 해양환경 정화의 필요성을 알리고 앞으로 가족이 더 많은 관심을 두도록 노력할 거예요."

사천 남양초교 해양 생태조사와 정화활동.

◇진주 미천초교, 새와 함께 떠나는 야영수련

미천초등학교 3·4·6학년 학생들은 지난 19~20일 1박 2일 동안 의령 청아생태체험교육농장에서 야영수련활동을 했다. 학생들은 교실과 교과서를 벗어나 '새'를 주제로 자연 보호와 공감을 배웠다.

첫날 체험농장에 도착한 학생들은 안전 교육과 생활 안내를 받고 다양한 동물을 만나며 긴장한 몸과 마음을 풀었다. 새를 만져보고 눈을 마주치며 교감하고, 새 깃털로 볼펜 만들기와 부엉이 피리 만들기를 했다. 제기차기, 딱총 쏘기, 죽마놀이 등 다양한 전통놀이체험도 했다.

"평소 학교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것들을 해볼 수 있어 좋았어요. 저녁에는 캠프파이어를 하며 감자와 고구마도 구워 먹고 농장 선생님의 어린 시절 옛날이야기를 들으니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어요. 여러 종류의 새와 친구가 되었는데 헤어지기 아쉬워요."

진주 미천초교 새와 함께 떠나는 야영수련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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