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백곡지구 순모래 아닌
업체 '떡모래' 판매 의혹 제기
"창원시 나서 의문 해소해야"

창원 광암해수욕장 백사장에 흙이 섞인 '떡모래'를 깔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002년 폐쇄 이후 16년 만에 재개장한 광암해수욕장은 개장 기간 내내 '흙탕물' 지적이 나왔다.

최연우 진동면 청년회장은 "창원시가 해수욕장에 모래를 깐 업체와 모래를 판매한 업체 간 거래내역서 등을 확인해 떡모래 사용과 관련한 의문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원시에 따르면 광암해수욕장 조성사업 중 시설사업을 맡은 ㄱ 업체는 의령군 남강 백곡지구 강모래를 사용하기로 시와 협의해 정했다. 의령군은 올해 1월 15일부터 8월 17일까지 백곡지구에서 모래를 채취해 판매했다. ㄱ 업체는 백곡지구 강모래를 사들인 ㄴ 업체에서 25t 트럭 122대 분량인 2060㎥를 구매해 길이 220m, 폭 30m인 광암해수욕장에 채워 넣었다고 설명했다.

의령군 백곡지구 인근 ㄴ 업체 야적장 모습. /류민기 기자

해수욕장 '흙탕물' 문제에 대해 ㄱ업체 관계자는 "서해 바닷모래는 입자가 너무 고와 물이 들어왔다 나갔다 할 때 쓸려나갈 확률이 컸다. 강모래는 입자가 바닷모래보다 굵고 빛깔도 황금빛이 나 선택했다"며 "백곡지구 강모래만을 사용해 해수욕장에 깔았다. 다만 2060㎥ 모래로 백사장을 덮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개장일이 가까워지자 20㎝ 두께로 해서 채웠지만 썰물 때 쓸려갔으며, 해수욕장을 조성하면서 밖으로 밀어냈던 뻘이 안으로 들어오면서 조금만 움직여도 흙탕물이 됐다"고 해명했다.

강모래를 판매한 ㄴ 업체는 백곡지구에서 가까운 의령군 정곡면 백곡리에 위치해 있다. 의령군에 따르면 ㄴ 업체는 올해 3월 6일부터 10월 30일까지 야적장을 임시 사용하는 것으로 등록했다.

의령군 관계자는 "모래를 팔면 90% 정도는 레미콘 공장 등으로 바로 들어가고, 10% 정도는 ㄴ 업체와 같은 야적장으로 옮겨진다"며 "야적장을 운영하는 업자들 중에 떡모래를 사용해 이윤을 남기는 경우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골재장 주변에는 야적장이 2~3곳 있는데 이런 곳에서 모래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떡모래는 쉽게 말해 흙이 섞인 '저질 모래'이다. 개답사(논밭에서 채취한 모래)가 대표적이다. 체에 쳐서 사용하더라도 흙이 많아 공사현장에서 쓰면 건물에 금이 갈 가능성이 커 수도관을 매설할 때나 사용한다.

지난 18일 ㄴ 업체 야적장을 둘러봤을 때 개답사 등과 함께 체가 한편에 있었다. 이 야적장에는 상호 표시나 세척장이 없었다. ㄴ 업체 업주는 통화에서 "백곡지구 모래가 아닐 경우 전액 배상한다는 조건으로 ㄱ 업체와 계약했다. 다른 모래를 사용해 해수욕장에 까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현재 야적장을 사용하지 않으며, 쌓여 있던 모래 역시 반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광암해수욕장 모래를 채취해 창원지역 골재 판매업체 3곳에 확인한 결과 "시간 경과 등을 따지더라도 순수 백곡지구 모래는 아니다. 다른 것과 섞여 있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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