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해지는 수법에 피해 증가

신용도를 올려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는 말에 속은 사람이 현금인출책으로 이용당할 뻔한 사건이 벌어졌다.

대출이 급했던 ㄱ(60) 씨는 자신을 은행직원이라고 속인 이로부터 "보내주는 돈을 인출해 다른 직원에게 전달하면 대출도 해주고, 신용도도 올라가도록 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ㄱ 씨 통장에 ㄴ 씨로부터 3000만 원, ㄷ 씨로부터 1185만 원이 입금됐다. ㄱ 씨는 돈을 찾으려고 지난 20일 낮 창원시 성산구 한 은행을 방문했으나 계좌가 지급정지된 상태였다. 돈을 넘긴 ㄴ·ㄷ 씨가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며 은행에 알렸고, 은행 직원이 ㄱ 씨 계좌 거래를 정지해놓은 것이다. ㄱ 씨는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가담 여부를 더 조사해야 하지만, 일단 ㄱ 씨도 피해자로 추정된다"며 "예전에는 보이스피싱범이 직접 현금 인출책을 보냈지만, 최근 들어 현금 인출책이 자꾸 붙잡히니까 이런 식으로 속여 끌어들이는 일이 잦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7월에는 일주일에 35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채용 공고를 보고 대출상담원 구인에 지원했던 가정주부가 보이스피싱에 이용당했다. 이 주부는 계좌 명의자들에게 '대출계약서', '계좌사용 동의서' 등이 필요하다며 10명으로부터 체크카드를 받아 퀵서비스를 이용해 보이스피싱 사기단에 전달해 불구속 입건됐다.

점점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으로 피해는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전국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가 180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038억 원)보다 73.7% 증가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2만 100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3433명)보다 56.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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