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중앙역 인근 상가
"설치 확정적"분양 홍보
창원시 '아직 백지 상태'
과장 광고·피해 우려도
창원중앙역세권 한 상가오피스텔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건널목'을 마치 설치되는 것처럼 분양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건널목은 단순한 보행자 안전 목적을 넘어서는 또 다른 의미를 안고 있다.
◇"건널목, 100% 설치된다?" = 창원중앙역세권은 경남도의회·창원대 인근 용동 29만 3596㎡에 상업시설, 공공·업무시설, 유통·물류시설, 공원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이다. 현재 각종 오피스텔이 '한양대학교 한마음국제의료원(2020년 말 준공 목표)'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한마음국제의료원 정문(예정) 맞은편에도 한 상가오피스텔이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으로 공사 중이다. 이곳은 1~2층을 상가, 그 위로 오피스텔을 예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상가오피스텔은 현재 있지도 않은 건널목을 홍보 이미지에 넣어 분양에 활용하는 분위기다.
이곳 개인 상담자들이 저마다 홍보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인터넷 블로그들을 살펴봤다. 다수는 아니지만, 건널목 설치 이미지를 사용한 곳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상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문의해 봤다. 한 상담자는 "현재는 건널목이 없다. 하지만 나중에 100% 설치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유동 인구 등을 봤을 때 들어서지 않을 수 없다"고 확신했다.
"특히 상가 분양에서 건널목 설치 여부는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고 하자, 상담자는 재차 "당연하다. 건널목은 들어서는 것으로 전제하면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상담자도 "건널목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지만 들어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이도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우리는 한마음병원 정문 쪽에 설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에 문의한 결과, '상가오피스텔 완공 즈음 경찰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에서 결정'이 현재까지의 정확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과장 광고' 우려를 낳고 있다. 시 관계자는 "우리 쪽으로 해당 민원이 들어온 것은 없다. 하지만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특정 상가오피스텔 분양과 직결 = '한마음국제의료원 정문 건널목 설치 여부'는 단순히 보행자 안전 측면에 국한되지 않는다. 만약 이곳에 건널목이 설치되면, 맞은편 상가오피스텔은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다름 아닌 1층 상가 약국 분양이다.
즉, 한마음국제의료원 이용자들이 정문을 나서 건널목을 건넌 후 상가오피스텔 1층 약국을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동선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반대로 이곳에 건널목이 생기지 않는다면, 병원 이용자들은 이미 설치돼 있는 병원 정문 오른쪽 건널목을 건너, 다른 건물 약국들을 분산해 이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과거 삼성창원병원 증축 공사 때 신호등 건널목이 기존 위치에서 수 m 옆으로 이동했는데, 맞은편 약국들 영업과 직결되는 문제라 신경전이 펼쳐진 것과 유사한 사례다.
문제는 애초 창원중앙역세권 전체 지구단위계획 때 이 건널목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특히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창원시 건축위원회는 지난 2016년 11월 이 문제를 다뤘는데, 당시 건축위원회는 '건널목 설치는 관할 경찰서와 협의 후 시행'으로 결론 내렸다. 즉 오피스텔 측이 준공 무렵 건널목 설치 신청을 하게 되면 창원중부경찰서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가 심의를 열어 결정하게 된다.
요컨대, 지금은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
상가와 오피스텔 분양을 생각하고 있는 이들은 이 같은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