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등 현안 해결 기대감
"다양한 분야 협력·상생…항구적 평화로 나가야"

'평양공동선언' 희소식' 북녘땅에서 전해지자, 남녘땅 경남도민들도 함께 들떴다.  

이번 선언을 계기로 지속적인 만남과 대화로 남과 북이 항구적인 평화·통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는 분위기다.

특히 북에 가족을 둔 이들은 이산가족 문제 해결 기대감으로 마음이 한껏 부풀었다.

8월 20일 금강산에서 열린 '제21차 남북이산가족 상봉'에서 이복동생을 만났던 김영자(73) 씨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좋은 소식을 전해줘 매우 기쁘다"며 "짧은 시간이라도 가족을 만난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상설면회소가 하루빨리 개소돼 이산가족들이 환하게 웃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1950년 12월 '흥남철수'에 투입된 메르디스 빅토리호에서 태어나 거제에 거주하고 있는 이경필 씨의 감회도 남달랐다.

백두산에서 손잡은 남북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들어 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 씨는 "이산가족 면회가 '로또 당첨'보다 힘들다고 했는데, 이번 선언으로 상설면회소가 생긴다고 하니 너무나 기쁘다"며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평화'라고 했다. 전쟁이 아니었다면 우리 가족도 거제로 피난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녘이 고향인 문 대통령도 마찬가지 처지였을 것이다. 조만간 백두산과 아버지 고향인 흥남에도 가볼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것 같아 가슴이 설렌다"고 했다.

'2018년 경상남도 남북교류협력 지원사업' 13개 남북교류 민간단체에 선정된 '하나됨을 위한 늘푸른삼천' 송명희 이사는 다양한 민간분야로 '잦은 만남'이 확대돼야 한다고 했다. 송 이사는 "많은 이들이 북을 어떻게 믿느냐고 하는데, 만나야 대화가 되고, 그래야 그 결과물인 신뢰가 쌓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처럼 양측 정부끼리만 만나지 말고 각계각층 등 다양한 분야로 만남의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대학생 송정현(26) 씨는 "남과 북 대학생들의 활발한 교류로 '남한은 북한을 모르고, 북한은 남한을 모른다'는 '북맹남맹'이라는 말이 없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석호 경남통일농업협력회 상임대표는 '남북 농민의 상생'을 바랐다.

김 대표는 "올해 세 번째 회담인데, 남북이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비핵화가 진전되고 실제로 남북이 협력해가길 바란다"며 "농업 부문은 통일딸기가 남북 상생 모델로 만들어져 있는 상황이다. 지난 정부의 대북 제재 정책으로 중단된 상태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제재가 풀리면서 남북 농민이 상생하는 협력사업이 많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했다.

20일 경남도청에서 '공동선언 환영 기자회견'을 한 김영만 6·15 남북공동선언실천 경남본부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우리는 친북세력이, 북측은 친남세력이 되어야 평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비유했다.

김 대표는 "이번 선언을 계기로 이제 수구·보수세력은 '반미운동'을 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며 "남과 북 사이를 비뚜름한 시각으로 보는 정치인과 국민은 고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사 때 한 '어떤 동맹도 민족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점을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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