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박물관 특별전 열고 지역 출토 유물 1000점 선봬
판갑옷·분청사기·장신구 등 선사∼근현대 역사 망라

쇠는 아름다웠다. 쇠의 나라였던 김해는 가야를 지켰고 금관가야의 자부심이었다.

국립김해박물관이 개관 20주년 특별전 '김해(金海)'를 열었다. 국보 1점과 보물 3점 등 유물 1000여 점을 내놓고 박물관 터전인 김해의 역사와 김해사람의 여정을 총망라했다.

선사부터 근현대까지 만날 수 있는 전시장에서 눈길을 끄는 건 단연 철이다. 쇠의 생산으로 크게 발전한 가야는 철의 왕국으로 불렸다. 탄소를 상대적으로 많이 혼합하여 강철로 만든 김해의 '덩이쇠'는 단단했고 강했다. 이를 두드려 집게와 망치, 끌을 만들어 썼다. '판갑옷'은 직사각형과 정사각형, 삼각형, 제형 등 형태가 다양하고 디자인도 조금씩 다르다. 전시장 한편에 있는 '가야무사의 방'에서 마주한 갑옷은 이 시대에 발달한 철기기술의 집약체였다.

판갑옷

△김해사의 시작 △김해의 생명줄, 강과 바다 △역사 속의 김해 등으로 구성한 특별전에서 바다로 만나는 김해도 흥미롭다. 삼한시대 때까지 김해평야는 바다였다. 신석기 시대와 삼한시대 때 조성된 조개 더미 유적에서 어로도구와 어패류의 뼈가 많이 발견된다. 옛사람들은 이를 옛 김해만이라 부르며 소금을 만들어냈다. 끓여서 만드는 소금인 자염으로 이름 높았다.

김해 사람들은 김해만이 사라지고 일제강점기 낙동강 지형이 달라지기 전까지 강과 바다를 아우르며 살았다. 김해평야가 중심이 되는 생활환경은 역사적으로 볼 때 얼마 되지 않은 셈이다.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빼어난 유물 가운데 분청사기도 발길을 붙잡는다. 분청사기는 청자에서 백자로 이행하는 약 100년간 독자적인 양식을 갖추며 존재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김해에 공납용 자기소가 운영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최근 발굴된 '金海(김해)'가 쓰인 분청사기는 이를 뒷받침한다. 국립김해박물관에 따르면 상동면 대감리에 가마터가 있었다. 1390년대부터 1469년까지 운영되어 '金海'명 자기를 생산했다.

분청사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조선시대 김해의 분청사기는 김해의 다양한 모습의 하나이며 김해 도자 특유의 전통성과 도예는 '김해분청도자기축제' 등의 이름으로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또 이번 전시에서 가야토기의 백미로 평가받는 국보 제275호 '도기 기마인물형 뿔잔'(말 탄 사람모양 뿔잔), 백상아리의 이빨로 만든 신석기시대 목걸이, 가야의 유리와 수정으로 만든 화려한 장신구도 볼 수 있다.

목걸이

국립김해박물관 측은 개관 20주년 특별전이 김해의 역사적 가치와 문화재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수로왕이 김해 구지봉에서 태어나 가야를 세운 지 2000년. 신라 경덕왕 때(757년)부터 김해라 부르며 살아온 지 1200여 년.

위세가 드높았던 무사의 갑옷과 무기는 녹슬었고 왕도는 시간을 거슬러야 만날 수 있지만,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고 불렀다는 가락국의 노래는 오늘도 불린다.

전시는 10월 14일까지. 24일 추석 당일 휴관. 문의 055-320-6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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