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한계 넘은 '경남표 융복합 공연'가능성 엿봐
연극·전통연희에 영상 접목
다양한 시공간 연출해 참신
'조화 극대화'숙제로 지적

융복합 기술(ICT)을 적용한 창작 공연이 경남 공연예술 분야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까. 그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연회가 열렸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지난 18일 오후 3시 진주 현장아트홀에서 '경남 뉴아트 창작 공연 시연회'를 열고 융복합 창작 공연 활성화 운을 뗐다.

이날 시연회는 올해 첫선을 보이는 '경남 뉴아트 창작 공연 지원 사업' 중간 점검 자리였다. 진흥원 문화정책부 김우태 부장은 "아직 미완성인 상태라서 어떤 기술을 공연에 어떻게 접목했는지, 그 효과는 어떤지를 유심히 보고 문제점이 있다면 지적해달라"고 말했다. 10·11월 치를 공연 전까지 보완하겠다는 설명이었다.

18일 오후 3시 진주 현장아트홀에서 열린 '경남 뉴아트 창작 공연 시연회' 모습. 극단 상상창꼬가 융복합 기술을 더한 연극 <다크엔젤의 도시> 일부를 선보이고 있다. /최환석 기자

사업 참가 단체인 극단 상상창꼬는 ㈜뚱딴지콘텐츠(서울)와 기술 협력으로 연극 <다크엔젤의 도시>를 꾸몄다. 대상 표면에 영상을 투사해 다른 성격을 부여하는 프로젝션 매핑, 애니메이션 영상 기술, 다큐멘터리 영상을 삽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날은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접목한 공연 일부를 시연했다.

시공간 자유도가 비교적 낮은 연극에 기술을 접목해 제약에서 벗어난 모습이었다. 사악한 다크엔젤이 등장하는 판타지에 기술이 더해져 비현실적 효과도 커졌다. 다만, 극 흐름이나 배우 연기가 기술과 시간상으로 어긋나는 모습이 이따금 보여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됐다.

다른 사업 참가 단체인 청음예술단은 놀플러스(서울)·비움아츠(서울)와 협력했다. 여기에 통영 발 명인 조대용 염장이 힘을 보태 경남의 가치를 재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대용 염장의 전통 발에 매핑을 투사해 사찰 공간을 재현했는데, 관객이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 사색의 공간에 들어가는 경험을 주고자 의도했다.

기술과 전통 연희 요소가 결합해 종합 예술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디지털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설치미술이 연상되는 장면이 잦았다. 기존 공연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비쳤으나, 기술적인 요소가 공연에 앞서 두드러진다는 느낌을 지우기는 어려웠다.

시연이 모두 끝나고 김호진 전 평창문화올림픽 미디어파사드 추진 사무국장과 이훈호 경남연극협회장이 평가에 나섰다. 이 회장은 "융복합 기술과 공연예술이 각자 강조돼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는 의문이 남는다"며 두 가지 요소가 자연스레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전 사무국장은 "무대 소품 등을 크게 줄이고 무대 전체를 매핑한다면 더욱 깊이 있는 표현이 가능하겠다"고 첫 번째 시연을 평가했고, "한국 전통 발의 속성이 더 드러났으면 좋겠고, 발을 통과한 빛이 뒤에 있는 물체에 맺히는 상까지 고민한다면 좋겠다"고 두 번째 시연에 조언했다.

이날 시연회에서 본 창작공연은 전반적으로 참신하다는 인상이었으나 기획이 돋보인 까닭에 기술과 공연예술의 상승효과는 의문 부호가 남았다.

사업 참가 단체는 오는 10월 9일 서울아트마켓 공연, 11월께 본 공연을 치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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