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이 세 번째로 평양에서 만나면서 역사적인 9월 평양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의 정신을 담은 4·27 판문점선언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포함하고 있는 쾌거다.

평양선언에는 처음으로 한반도 비핵화 방안에 대한 남북 간의 합의가 담겼다. 이뿐만 아니라 전쟁의 위협을 해소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일체의 적대행위를 종식시킬 것도 천명했다.

4·27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합의서를 부속합의서로 채택하고 남의 국방장관과 북의 인민무력상이 같이 서명하는 획기적인 일도 따랐다.

평양선언은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열매를 거두겠다던 양 정상의 의지가 변함이 없음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완화는 물론 호혜와 공영을 바탕으로 사회문화 및 인도적 교류협력을 증진하고 민족경제를 발전시키는 실질적 대책도 강구하기로 했다. 남북이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총체적인 방향을 함께 모색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비핵화가 관건이기는 하나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활발히 하는 가운데 대립과 증오를 불식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분단의 벽을 허물 계기가 된다는 곧은 심지를 담은 것이다.

평양선언에서 발표한 비핵화 방안에 대해서 여전히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북미관계 정상화의 전제로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단계적으로 조처하면서 종전선언 등 미국의 상응하는 화답을 기대하고 있다.

두 길 사이에는 합리적 사고나 실리 못지않게 이념적 경직성과 패권이란 장벽이 높게 쳐져 있어 틈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제 공은 다시 미국으로 넘어갔고,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내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유명 투자자들은 벌써 북한을 넘보고 있으니 부질없이 회의적일 필요는 없다.

평화와 번영에 대한 열망에 남북 정상 간의 굳건한 신뢰, 동포와 국민의 확고한 지지가 뒷받침되면 미국과 국제사회가 어떻게 나오든 민족의 운명은 스스로 개척하는 꿈을 실현해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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