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다양한 어려움 호소
김경수 지사 허심탄회 토론
"건의 검토한 후 정책에 반영"

김경수 지사는 19일 오전 도청 회의실에서 도내 소상공인 단체 대표자 30여 명과 간담회를 열고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김 지사는 "어제도 마산어시장에서 상인분들을 만나고 왔지만, 현장에 가보면 각종 지표에서 나오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느낌"이라며 "저희들이 소상공인을 위해 준비한 종합대책에 대한 평가와 보완해야 할 부분을 가감없이 말씀해주시면 당장 필요한 부분은 내년 예산에 반영하고 향후 정책에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곧바로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김 지사는 소상공인 단체 대표들의 건의에 직접 답하며 정책현실화 여부를 따져나갔으며, 일부 도정 철학과 상반되는 의견에 대해서는 직접 조율에 나서기도 했다.

먼저 승장권 창원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단순한 창업 사관학교 식의 정형화된 교육보다는 실제 10∼20년 동안 자영업을 해온 분들이 신규 창업자들의 멘토가 되어 노하우를 전수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퇴직자 성공창업 멘토링 사업' 확대를 제안했다.

경상남도 소상공인 정책간담회가 19일 오전 경남도청 2층 도정회의실에서 열렸다. 김경수 도지사가 상공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창업 지원은 소상인보다는 소공인의 기술 창업에 집중지원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내 자영업자 비율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과당경쟁을 탈피하기 위해 무분별한 창업 지원보다는 기존 사업체의 성장 컨설팅에 주력하겠다는 것이었다.

각 업종별로 겪는 어려움의 양태도 제각각이었다.

강성중 한국외식업중앙회 경남도지회장은 점심시간(12~14시)만이라도 주차 단속을 중단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밝히는 한편 관공서 구내식당 운영이 결과적으로 그 주변 자영업자들을 어렵게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에 김 지사는 "구내식당 문제는 직원들의 복지와도 결부된 사안이어서 풀기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의무 휴일을 늘리는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협의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유수열 경남유통상인회 회장은 '동네 상점'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선 농수산물 유통망이 형성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며, 행정에서 그 방법을 찾아주길 건의했다.

이에 김 지사는 "농협, 수협, 축협 등과 협조를 통해 신선농수축산물이 공급될 수 있는 일명 쿨체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경남도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푸드 플랜'과 연계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꽃집을 운영하는 윤혜진 플로리스트 경남지회장은 "도내 일부 웨딩홀에서 웨딩홀 내 입점한 꽃집에서만 화환 주문을 하게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김 지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아닌지 모르겠다. 갑질 신고센터를 통해서 실태조사를 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권순경 한국주유소협회 경남지회장은 "주유소 화장실이 공중화장실로 지정돼 있어 항상 지자체에서 점검도 나오고 청결 체크를 하고 있지만, 전혀 지원되는 건 없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주유소 화장실이 지저분하고 열악한 게 사실"이라며 매출액 3억 원 이하 소상공인들에게만 해당되는 '수수료율 0% 제로페이'가 주유소에도 적용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김 지사는 주유소 공중화장실 지원 방안과 '제로페이' 적용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지사는 "오늘 논의된 대책들이 모든 어려움을 당장 해소해 주지는 않겠지만 그 첫걸음이라 생각한다"며 "이제는 업종별, 지역별 시군의 상황에 맞게 맞춤형 지원으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경제는 심리가 중요한데, 경남경제가 바닥을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분위기를 소상공인 여러분들이 함께 만들어달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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