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에 필요한 자외선 파장은 통과 못해
매일 15분씩 중단 없이 직접 햇빛 받아야
충분치 않으면 우울증·면역 저하·뼈 형성 지장
90%의 사람이 '결핍'…임산부·노인 주의해야

지난 6월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했다가 "비타민D가 많이 부족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비타민D라면 햇빛만 쬐어도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한창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던 6월에 비타민D 부족이라니? 그런데 비타민D가 부족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MH연세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조현진 과장에게 비타민D 결핍에 대해 물었다.

-비타민D가 부족한 사람이 많나요?

"검사를 해보면 거의 대부분, 90% 이상이 결핍으로 나옵니다. 야외에서 노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거의 비타민D 부족이라고 보면 됩니다. 요즘은 대부분 자외선차단제를 많이 바르고 사무실에서 많이 일하다보니 비타민D 부족이 많습니다. 약 15분간 손과 얼굴 정도의 피부면적만 노출해도 충분한 양의 비타민 D를 체내에서 합성할 수 있습니다."

-출퇴근 때나 점심시간 등 15분은 충분히 밖에 나갈 듯 합니다만?

"지속시간이 중요합니다. 여러번 나눠서 햇빛을 쬐는 것 보다는, 가급적 지속적으로 10~15분간 햇빛을 쬐는 것이 합성에 효과가 있습니다. 아니면 주 1~2회 상의를 벗고 30분 이상 선탠을 해야 합니다. 보통은 잠시잠깐 햇빛에 나가거나, 밖에 나가도 그늘을 골라서 다니므로 지속시간이 생각만큼 길지 않습니다. 그런데 장시간 자외선 노출은 피부 노화를 촉진하고 피부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너무 과한 것은 좋지 않습니다."

-사무실이나 차량 안은 어떤가요?

"승용차나 사무실 안에는 햇빛이 닿긴 하지만 비타민D 합성 효과는 미미합니다. 비타민D는 피부 세포에 있는 7-디하드로콜레스테롤이 자외선을 받아 만들어집니다. 자외선은 파장이 긴 것부터 UV-A, B, C로 나뉘는데, 그중 UV-B가 비타민D 전환에 필요합니다. 그런데 UV-B는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하므로 아무리 햇살이 비치더라도 창문을 통한 광선은 비타민D 생성에 큰 역할을 못합니다."

-비타민D 부족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비타민 D는 체내의 광범위한 세포에 수용체를 가지므로, 부족으로 인한 증상은 아주 다양합니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부터 면역 관련 질환, 유방암 등의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향을 미칩니다. 비타민 D 부족으로 야기되는 가장 흔한 질병은 골다공증입니다. 비타민 D는 체내에서 대사가 된 후 혈중 칼슘 농도를 올려주는 역할을 하는데, 부족 시 혈중 칼슘 농도가 낮아져서 뼈 형성에 지장을 초래합니다."

-구루병과도 관련이 있다던데요?

"비타민D 결핍으로 뼈가 약해지고, 약해진 뼈에 압력이 가해져서 뼈가 굽는 병이 구루병입니다. 과거에 장시간의 영양결핍으로 발생했던 질병이나, 현대에 와서는 드문 질환이 되었습니다"

-음식에도 비타민D가 있죠?

"우유나 치즈 등의 유제품과 버섯류에 비타민D가 풍부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유제품 섭취량이 적습니다. 우유 한 잔에 100IU 정도 들어있으니, 하루 권장량을 마시려면 4잔에서 많게는 8잔까지 마셔야 합니다. 비타민D 하루 권장량은 400~800IU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비타민D는 어떤 방법으로 보충하나요?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비타민D 부족으로 보충이 필요하다고 진단되면, 먹는 약과 주사제 중 환자에게 알맞은 제형을 처방합니다. 비타민D는 지용성이라, 식후에 복용해야 흡수에 용이합니다. 주사제는 석 달마다 맞는 형태가 일반적입니다."

▲ MH연세병원 조현진 과장

-그외 복용에 주의점은 없나요?

"비타민D 제제는 보통 칼슘이 포함된 것이 많습니다. 따라서 개인이 임의로 칼슘 제제를 추가 복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세요."

-비타민D를 많이 복용하면 부작용은 없나요?

"비타민 D 과용은 오심, 식욕부진,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고, 고칼슘혈증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을 권장량만큼만 복용한다면 대부분 괜찮으나, 요즘 해외직구 등을 통해 고용량 제품을 모르고 복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용량을 확인하고 복용해야 합니다."

-비타민D 부족에 주의해야 하는 사람은?

"90%가 비타민D 부족이지만 그들이 모두 비타민D를 복용하지는 않습니다. 꼭 복용해야 하는 사람은 임산부나 노인 등입니다. 비타민D가 뼈 건강과 관련 있기 때문이죠. 남자나 젊은 사람은 비타민D가 부족해도 굳이 약을 복용해야 될 정도는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검진 결과 수치가 너무 낮으면 의사가 복용을 권합니다. 여성들은 호르몬 영향으로 중년기 이후에는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지므로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비타민D 부족을 예방하려면?

"적당한 야외 활동으로 햇빛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과도한 자외선은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당히' 해야겠죠. 그리고 비타민D 생성을 돕는 계란 노른자나 우유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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