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박3일간의 3차 평양남북정상회담 첫 일정에 들어갔다. 남북 정상은 방북 첫날과 둘째 날 두 번에 걸쳐 진행하기로 한 정상회담 일정에 맞추어 곧바로 1차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방북 당일 정상회담을 연 것은 두 정상이 이미 앞선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성과를 축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노동당 본부 청사 회의실에서 정상회담이 진행된 것도 파격적이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사전 방북한 대북특별사절단을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접견함으로써 어느 정도 예견되었지만, 북한이 정권의 심장부인 노동당 본부를 좀처럼 외부에 공개하는 일이 없었다는 점에서 남한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상징하는 것이다.

정상회담 결과는 오늘 이어질 2차 정상회담이 끝나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된다. 이번 방북수행단이 정치, 군사, 외교, 재계, 시민사회 등 각계 영역을 총망라한 것에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진전, 무력 충돌 방지를 위한 합의, 서해평화특별지대 추진, 남북 경제협력, 민간 교류 등 남북 관련 의제가 폭넓게 논의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판문점 선언의 이행 과정을 점검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데 두 정상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남북한 상호 신뢰가 상당 부분 진전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이번 정상회담은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크다. 특히 이번 회담은 남북관계의 화해와 진전 못지않게, 교착 상태에 있는 북미 관계 개선의 추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앞선 2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취소되었던 북미정상회담을 되살리는 불씨가 되었듯이, 이번 회담에도 그와 비슷한 역할이 기대된다. 문 대통령도 방북 직전 이번 정상회담이 북미 간 대화 재개를 기대한다고 밝혔듯이 북미대화를 진전시킬 수 있느냐에 회담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대화가 북미 관계와 동북아 평화를 직접 견인한다는 측면에서 남북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 이전의 두 차례 정상회담보다 그 위상이 막중해졌다. 두 정상의 결단이 세계사를 견인한다는 책임감으로 회담에 임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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