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항섭 대우조선 연구원장, 국제조선해양전서 특강
"해상환경규제에 100% 부합 못해"다양한 검토 촉구

국내 조선·해운산업에서 LNG 연료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다른 대체 연료에도 관심을 기울이라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2018 국제조선해양전' 주요 행사 중 하나인 '국제 LNG 콘퍼런스' 둘째 날인 18일 오후 엄항섭 대우조선해양 중앙연구원장은 특강에서 "LNG가 대세이지만 LNG가 온실가스 저감 등 다가오는 해상환경규제 조건을 모두 해결해주는 건 아니다. 스크러버(Scrubber·탈황장치)도 질소산화물(NOx)을 30%밖에 못 줄여 다른 대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엄 원장은 "환경보호에 아무리 좋아도 시장에서는 결국 가격 경쟁력으로 주도적인 연료가 결정될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대안 연료를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최근 건조된 액화석유가스(LPG)도 황산화물(SOx) 저감 기준을 만족한다. 이미 STX조선해양이 건조했고, 만(Man)에너지솔루션도 관련 선박 엔진을 상용화했다. 메탄(Methanol)은 적합한 엔진만 만들면 친환경적인 데다가 연료비도 싸 LNG의 큰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에서 3000t급 잠수함에 탑재한 수소, 수소연료전지도 장기적으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기자재업체도 마찬가지"라고 제안했다.

또 그는 "물론 스크러버 같은 산화물저감장치는 어차피 단기용 대응이라 대안으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LNG가 선박 연료로 경쟁력이 더 있다고 강조했다.

LNG 연료추진선(LNG Fueled Vessel)이나 연료주입(벙커링)과 관련한 국내 조선·해운산업 최근 움직임을 두고는 "기자재업체는 몰라도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효율성 높은 연료창(Cargo), 연료창에서 기화하는 가스를 재액화하거나 재기화하는 기술은 이미 마련했다. LNG용 엔진도 이미 개발돼 있다. 당장 선박 연료로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한국은 한동안 LNG를 위주로 대형·중형조선사, 기자재업체와 벙커링 인프라업체가 함께 힘을 모아 대응해야 할 것이다. 다만, 대기업으로서는 항만에서 LNG벙커링은 그 수요가 아직 너무 작아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끝으로 국내 조선사 경쟁력도 회복 중이라고 했다.

엄 원장은 "4년 전 대우조선 직원 평균 연봉이 7300만 원이었다. 싱가포르나 중국과 당연히 경쟁하기 어려웠다. 지금은 평균 연봉이 5000만 원 이하다. 평균 연봉이 5000만 원대 정도면 한국 조선산업은 충분히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또한, 환경 규제 강화가 우리에게 기회가 되고, 세계 조선시장만 어느 정도 회복하면 충분히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같은 날, 한국선주협회 이철중 부산사무소장은 '선사들이 바라보는 LNG 연료에 대한 기대와 우려'라는 주제 발표를 했다.

이 소장은 배 연료를 기존 벙커C유를 쓰되 스크러버를 달면 SOx 저감에는 대응할 수 있지만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절반 이상 줄여야 하는 등 각종 규제 강화에 다시 대응해야 하는 불확실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이런 불확실성 탓에 선주사들은 IMO 환경규제 대응책으로 새로 건조하는 배는 LNG(연료추진선)가 대안이 될 것으로 본다. 부족한 LNG 연료주입(벙커링) 인프라 확대와 LNG연료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발주용 파이낸싱(투자 자금 마련) 등에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가스공사가 독점하는 국내 LNG 시장에서 선박 연료용 LNG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벙커링용 LNG 공급 체계 변화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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