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증산역 일대 도로
대형차량·자재 등 점령
시 "현장 단속 예정"

양산신도시 부산도시철도 2호선 증산역 일대 상업지역에 잇달아 상업시설 신축 공사가 이뤄지면서 통행 불편은 물론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물금읍 증산역 일대는 신도시 중심상업지역 가운데 하나로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쇼핑몰과 주상복합시설 등 크고 작은 상업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문제는 공사장비와 자재 등이 인도를 가로막은 것도 모자라 차도까지 침범하면서 시민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사로 파헤쳐진 보행로를 피해 차도로 걸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부 구간은 공사차량이 왕복 8차로 가운데 2개 차로를 가로막아 버스가 정류장 대신 도로 한가운데서 승객을 태우고 내리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증산역으로 가는 자전거 이용자는 공사차량을 피해 8차로 도로를 가로지르는 장면도 낯설지 않다. 이 일대는 이미 아파트 입주가 대부분 끝나 현재 증산역에만 하루 승·하차 인원이 평균 9000여 명으로 이용객 수는 나날이 늘고 있다.

양산신도시 부산도시철도 2호선 증산역 인근 상업지역에 무분별한 공사를 진행해 시민이 통행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을 겪고 있다. /이현희 기자

이면도로 상황은 더 심각하다. 곳곳에 공사자재를 쌓아놓고, 차도에는 작업자와 상업지역 이용객의 불법 주정차 차량이 뒤섞여 몸살을 앓고 있다. 30∼40대 젊은 학부모가 대다수인 이 지역 주민들은 유모차를 가지고 아찔한 곡예 보행을 할 수밖에 없다. 물론 주민을 배려해 우회로를 만들거나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일은 드물다.

정 모(36) 씨는 "아기를 데리고 물건을 사러왔다 공사장과 자재를 피해 어쩔 수 없이 차도로 내려올 수밖에 없는데 불법 주정차 차량 너머로 갑자기 자동차가 튀어나와 식은땀을 흘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적어도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해 놓고 공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자전거를 타고 증산역에서 통학하는 대학생 신모(26) 씨는 "공사로 넓은 인도를 놔두고 차도로 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일상처럼 돼 버렸다"며 "처음에는 당황했는데 이제 차도로 다니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진다"고 체념한 듯 말하기도 했다.

양산시는 공사에 따른 민원이 이어지자 공사현장 관리·감독에 나섰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부 사업자는 안전조치를 조건으로 도로점용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하면서도 이를 지키지 않아 허가 취소와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은 물론 형사고발까지 당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도로점용허가 위반은 최고 200만 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수억에서 수십억대 사업을 하는 사업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규모가 작은 현장은 허가조차 받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건축과 도로 담당 부서가 협의해 현장 단속을 나설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해명만 내놓을 뿐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해 상당 기간 시민 불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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