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병리 주민·소림사 신도회
군에 1300명 반대 서명 전달

최근 거창군 가조면 사병리 산 29-1번지 일대와 석강리 산 69번지 일대 전기사업(태양광 발전시설) 허가 신청이 행정당국에서 수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민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거창군은 지난달 10일 가조면 사병리 뒷산 장군봉 일대 총 2만 6581㎡에 2만 4219㎾ 규모의 태양광발전 사업 허가 신청이 접수돼 지난 13일 수리했다.

이에 가조면 청년회와 소림사 신도회원 등 50여 명이 17일 오전 군청에서 장군봉 아래 태양광시설 설치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어 가조면민과 군민을 상대로 받은 1300여 명의 태양광시설 설치 반대 서명 명부를 거창부군수에게 전달했다.

거창 가조면 청년회와 소림사 신도회원 등 50여 명이 17일 군청에서 장군봉 아래 태양광시설 설치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상재 기자

이들은 성명서에서 "사병리 산 29-1번지 일대는 가조면의 대표적 경관을 자랑하는 명산으로 초입에 대단위 태양광 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수려한 자연경관을 망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장군봉 일원 소림사 주변에는 크낙새·부엉이·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과 꾀꼬리·호반새 등 희귀 조류와 청정지역의 상징인 도롱뇽 등이 서식하고, 부처손·자주꿩의다리·물봉선 등 각종 식물자원의 천연 보고로서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군민의 자산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토지 소유주인 김향란 거창군의원은 태양광 설치 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지주로서 부동산 시세 차익에 눈이 멀어 그동안 반대 주민 민원 무마 등에 관여해온 사익추구 사실을 군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시설업자에게 제공한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사업 동의서를 즉각 철회하고 회수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가조면민은 물론 군민 전체를 대상으로 반대운동을 확산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가조면 미녀봉 아래 석강리 산 69의 9필지 일대 2만 9826㎡에 2만 1859㎾의 태양광 발전시설 사업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왕대마을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가조면 일대가 태양광 발전 시설 허가 문제로 술렁이고 있다. 미녀봉 일대에는 ㄱ(58·울산시) 씨 등 23명 이름으로 전기사업허가를 신청, 지난 6월 허가를 받아 개발행위가 진행 중이다.

주민 ㄴ(69·가조면 석강리) 씨는 "미녀봉 아래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는 사업주가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추진 중이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마을주민들이 나서 사업예정지로 들어가는 도로를 막아서라도 사업을 막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민 ㄷ(76) 씨도 "가조면에 의상봉·장군봉·비계산·미녀봉 등이 명산으로 알려져 인근 지역 등산객들이 연간 수만 명씩 찾는 곳을 행정이 앞서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광옥 부군수는 이날 주민과 면담 자리에서 "앞으로 태양광 발전 허가와 관련해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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