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모래 비해 저렴하나
흙 섞여있어 수질 탁해져
타 해수욕장은 사용 안해

올해 첫 개장한 창원 광암해수욕장 '흙탕물'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창원시는 지난 2002년 폐쇄된 광암해수욕장을 18억 원을 들여 어린이 물놀이장 등 놀이시설을 갖춘 가족친화형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올해 재개장했다. 지난 7월 7일 개장한 해수욕장에 44일간 3만여 명이 다녀갔다. 물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지난달 19일 해수욕장에서 만난 김태환(72·창원시) 씨는 "물만 제외하고 다 좋다. 조금만 움직여도 똥물로 변한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창원에 살아서 부담 없이 손주들과 함께 지금까지 다섯 번이나 왔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흙탕물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날 창원에서 가족과 함께 온 김은영(30대) 씨를 비롯해 10여 명도 물이 맑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 광암해수욕장 마무리 공사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이 같은 문제 지적은 온라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광암해수욕장 흙탕물'로 검색하면 맘카페·블로그 등에서 후기들이 나온다. 창원시 설문조사에서도 물 문제가 지적됐다. 설문 참여자 1500여 명 중 300여 명이 '다시 찾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43명은 물이 탁한 이유를 들어 재방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물이 탁한 것은 재개장하기 위해 부은 강모래 탓이다. 수질기준은 대장균 등 매주 진행한 검사에서 적합하게 나왔다.

창원시에 따르면 광암해수욕장 조성사업에 의령군 남강 백곡지구 강모래가 쓰였다. 광암해수욕장 시설사업을 맡은 ㄱ 업체는 의령 백곡지구 강모래를 사들인 한 골재채취업자로부터 25t 트럭 122대 분량인 2060㎥를 구매해 길이 220m, 폭 30m인 백사장에 채워 넣었다.

해수욕장 개장 일주일이 채 안 돼 '흙탕물' 지적이 나온 데 대해 시공사 담당자는 "서해 바닷모래는 입자가 너무 고와 물이 들어왔다 나갔다 할 때 쓸려나갈 확률이 컸다. 강모래는 입자가 바닷모래보다 굵고 빛깔도 황금빛이 나 선택했다"며 "2060㎥ 모래로 해수욕장을 덮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개장일이 가까워지자 20㎝ 두께로 해서 채웠지만 썰물 때 쓸려갔으며, 해수욕장을 조성하면서 밖으로 밀어냈던 뻘이 안으로 들어오면서 조금만 움직여도 흙탕물이 됐다"고 해명했다.

창원시 관계자도 "강모래가 더 굵기 때문에 사용했다. 광암해수욕장이 위치한 곳은 수심이 얕고 해수 흐림이 없다시피 한 곳이기에 부유사 등으로 물이 흐렸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강모래에 비해 바닷모래 가격이 더 비싸다. 이는 지난해 1월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의 바닷모래 채취가 금지된 이후 심화됐다. 서해 EEZ에서 채취한 모래만 사용할 수 있는데 그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인천에서 골재를 판매하는 한 업주는 "바닷모래든 강모래든 모두 파도에 쓸려 내려간다. 백사장 크기 대비 투입한 모래 양도 충분한 수준"이라며 "바닷모래와 달리 강모래는 흙이 많이 섞여 있어 먼지가 날리는 등 지저분하다. 강모래를 해수욕장에 깔면 흙탕물이 계속 나오기에 어디에서도 깔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유명 해수욕장에서도 강모래를 사용하지 않았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광안리해수욕장, 강릉 경포해수욕장, 거제지역 전 해수욕장에 확인한 결과 강모래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연우 진동면 청년회장은 "광암해수욕장 개장으로 지역 이미지가 향상될 줄 알았는데 정반대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흙탕물 얘기로 가득하다"며 "강모래에 마사토를 섞은 떡모래를 사용했다는 소문도 있는데, 이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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