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성장기업 자금 필요" 금융기관 "힘 보탤 것"'
경제혁신 금융 간담회'…중기·소상공인에 약 8조 지원

'스마트 공장 도입을 통한 제조업 회생'과 '소상공인 지원'을 골자로 한 '김경수 노믹스' 행보의 주요 공략 지점은 결국 '금융'이었다.

"금융에서 악순환 고리를 선순환으로 바꿔주지 않으면 경제라는 게 쉽게 전환되기 어렵다"는 게 김경수 지사의 일성이었고, 그 연장선상에서 경남도와 도내에 입점한 전 금융기관이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경남도와 도내 전 금융기관이 한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14일 도청에서 열린 '경제혁신 금융간담회'에는 한국은행 경남본부를 비롯한 도내 15개 금융기관과, 신보·기보 등 4개 보증기관, 기업인단체 대표 등 25명이 참석했다.

지난 14일 경남도청에서 김경수 지사와 도내 입점한 전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경제혁신을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경남도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그동안 정부 차원의 정책자금 지원에 대해 상의하고 있지만 당장 이루어지기 어렵다. 그렇다면 앞으로 2∼3년 동안 이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조선·자동차·기계 등 관련 기업들이 쓸 수 있는 금융자금은 이미 소진하고, 보증한도도 여력이 없어 다른 대안이 없으면 주저앉아야 한다. 경제 불황 시기에 혁신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도와 금융기관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실제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발표한 도내 금융 지원 현황은 심각한 상황이었다. 기업대출은 전국 대비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반면, 부동산 임대업·도소매업·음식·숙박업 대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그나마도 비은행권 대출이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소상공인 시장이 동시에 어려워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지역 차원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게 이날 '금융 간담회'의 목적이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혁신 의욕이 넘치는 기업에 어떻게 하면 실질적인 금융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창업 지원에만 치우쳐 있는 현 소상공인 금융 지원 시스템을 적재적소에 투입할 방안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자고 제안했다.

서영만 한국은행 경남본부장은 "경남도가 제조업을 살리고자 스마트 공장을 추진하는 등 방향은 잘 잡은 것 같다"며 "문제는 금융지원인데, 한국은행도 저금리 지원을 하고 있지만 실제 기업에서 쓸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를 엄격하게 하면서 대출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졌고 그만큼 '은행에 돈은 있되 대출은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석균 농협 경남본부장은 "올해 7월까지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에게 1조 5000억 원을 지원했다. 하반기에는 2조 5000억 원을 지원하겠다"며 "경상남도가 추진하는 스마트공장 구축에도 대출비용 할인, 보증료 감면 등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한기환 경남은행 창원영업본부장은 "경남도의 스마트 공장 구축 희망기업에 대해서는 100억 원 대출한도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어려운 소상공인 지원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도내 금융기관들은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연말까지 8조 5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 금융기관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총 7조 5000억 원을 대출 등으로 푼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관들도 연말까지 1조 3400여억 원의 보증을 지원해 대출이 어려운 기업들을 돕는 데 힘을 보태기로 했다.

다양한 금융지원 상품 등도 소개됐다. 농협은행과 경남은행은 경남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경남형 스마트공장 구축과 관련한 200억 원 규모의 기금조성에 특별 출연할 계획임을 밝혔고,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경남도가 추진하는 혁신성장 산업과 신성장 동력산업 추진에 필요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은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자활기업의 여신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적 금융 상품을 소개했다.

경남도는 이번 금융간담회를 계기로 긴밀한 협조 체제를 유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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