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학교 동아리, 역사관 건립 1만인 서명운동·실물 크기 소녀상 건립
배지 판매 수익금 위안부 역사관 전액 기부, 소녀상 건립 백서도 제작

"역사를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밖으로 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을 알리는 과정을 통해 더 큰 배움을 얻습니다"

경남지역에서 올바른 우리 역사를 만들기 위해 '역사 지킴이'를 자처하며 행동에 나선 고등학생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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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태봉고등학교 역사동아리 '우공이산'/태봉고등학교 제공

최근 창원 태봉고등학교 역사동아리 '우공이산' 학생 20여 명은 창원지역에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요구하는 '창원시민 1만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 만들어진 이 학교 역사동아리는 그간 작은 소녀상 건립, 위안부 배지 제작 등 위안부 관련 홍보활동을 꾸준히 했다.

산청중 역사동아리 '소녀들의 소녀상 세우기'는 지난 5일 작은 소녀상 제막식을 했다.

이들은 소녀상 건립 전 과정을 책임지고 진행했으며 자신들이 직접 만든 물병과 메모지를 판매해 모금 활동을 했다.

함안여중은 학생회를 주체로 기존에 세워진 작은 소녀상이 아닌 실물 크기 소녀상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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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봉고 학생들이 제작한 위안부 배지/태봉고등학교 제공

이 학교 학생들은 모금 활동으로 건립비를 마련해 소녀상을 세우고 나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할 계획이다.

밀양 삼랑진고 교내 동아리 '반크' 학생들도 올해 초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기 위한 배지를 제작했다.

이들은 배지 220여 개를 판매한 수익금 약 30만원을 대구에 있는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 전액 기부했다.

또 일제강점기 당시 인권 실태를 알기 위한 독서와 드라마 시청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창원용호고 학생들은 작년 '작은 소녀상 건립 백서'를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일선 학교에서 소녀상 건립 백서를 만든 곳은 용호고가 처음이다.

당시 이들은 전교생 동의를 얻어 작은 소녀상을 건립한 뒤 다른 학교에 지침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건립 과정과 의미를 정리해 50쪽에 달하는 백서로 발간했다.

백서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관련 주요 사건을 연표로 정리하고 정기 수요 집회 활동도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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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명곡고에 설치된 작은소녀상/연합뉴스

이밖에 도내 200여 개 학교는 올해 초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을 위해 헌 옷 4t과 폐휴대폰 2천여 개를 모아 시민단체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처럼 경남지역에서 우리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해 관련 활동을 하는 학교는 30곳가량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경남도교육청이 올해 초 공문을 보내 답변을 받은 곳만 취합한 것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활동하며 보고하지 않은 학교까지 합하면 실제 참여 학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오도화 태봉고 우공이산 담당교사는 "단순히 입시를 위한 학습을 하는 것보다 역사에 관심을 두고 자발적으로 대외활동을 하는 게 더 큰 배움이 된다"며 "배운 것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깨닫고 배우며 세상을 바라보는 학생들 시야도 넓어진다"고 말했다./연합뉴스 = 박정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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