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만드는 사람들
"마지막까지 미소로 안내해야죠"
경기장 안내·분실물 보관 등 힘들지만 "대회 참여 영광"

이곳은 낯선 땅을 방문한 이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처음 들른 대회장·행사장에서 길을 잃었을 때 혹은 뭔가가 궁금할 때 가장 먼저 들르게 되는 곳. 나도 모르게 발길과 눈길이 향하는 종합안내소 이야기다.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도 종합안내소 역할은 컸다. 조직위는 대회장 입구와 홍보관 옆에 종합안내소를 배치, 대회장을 찾은 선수단·시민이 손쉽게 묻고 드나들 수 있게 했다.

종합안내소에서는 총 10명이 봉사 중이다. 주차장과 맞닿은 대회장 입구에 6명, 대회장 안 창원시 홍보관 옆에 4명이 있다. 이들이 맡은 일은 말 그대로 '종합'이다. 경기일정과 경기장을 안내하는 기본적인 일부터 분실물을 보관, 되찾아주는 일도 한다. 외국 선수가 숙소까지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게 콜택시를 예약하고 관리하는 일도 이들 몫이다. 선수단·시민과의 일상 소통은 기본. 오전 8시~오후 6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자원봉사자들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이들은 "종합안내소가 그 대회장이나 행사장 첫인상"이라며 "시민뿐 아니라 외국 선수단도 수시로 들르는 장소가 종합안내소다. 우리 때문에 이번 대회 이미지가 나빠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종합안내소 자원봉사자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들이 이번 대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자 기울인 노력도 남다르다. 창원 월드컵사격대회 때도 봉사자로 참여하며 기반을 다지거나 학부모 봉사단체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온 이도 있다. 자녀를 키우면서 독학으로 영어 공부를 하기도. 덕분에 종합안내소에는 20~60대 다양한 연령이 어울릴 수 있게 됐다.

물론 일을 하면서 마냥 좋은 상황만 있는 건 아니다. 콜택시 한 대씩을 요청했던 두 외국인이 알게 모르게 한 차로 대회장을 떠나면서 난감했던 적도 있다. 뒷수습을 하고 핀잔을 듣는 일은 일상이다. 하지만 이들은 힘듦보다는 아쉬움을 이야기한다.

한 자원봉사자는 "몇몇 착오가 있긴 했지만 대부분 선수가 친근하게 자원봉사자를 대한다"며 "오히려 북한 선수들에게 살가운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 참여한 의의도 밝혔다. 이들은 "세계가 주목하는 대회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이런 큰 대회가 창원에서 더 자주 열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봉사가 안기는 의미도 되새겼다. '내가 베푼 도움이 언젠가 내게 돌아올 수 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봉사를 저절로 알게 됐다', '내가 맡은 일에 정성을 쏟는 거 자체가 봉사'라고 말이다.

대회 마지막 날까지 이들은 부스 에서 환한 미소로 시민·선수단을 맞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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