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중 내뿜는 열정에 '엄지 척'
베테랑 기자-선수 출신 아들
시내 돌며 삼겹살·소맥 섭렵

"이렇게 일하기 완벽한 곳은 처음이다. 다른 미디어와 함께 일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고 인터넷도 정말 빠르다."

독일에서 온 부자 기자 조 하이즈(63·Juergen Heise)와 엔디 하이즈(26·Andreas Heise)는 창원국제사격장 시설과 이번 대회 운영에 대해 극찬을 쏟아냈다.

아버지 조는 <독일슈팅뉴스(GermanShootingNews)>에 몸담은 베테랑 사진기자이고 엔디는 아버지 권유로 올해부터 사진기자로 일하는 청년이다. 두 사람은 이번 대회 취재를 위해 2주 전에 한국에 왔다.

엔디는 전직 사격선수였다. 그의 쌍둥이 형은 사격선수로 활동하고 있기도. 덕분에 두 부자는 이번 대회를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취재했다.

종목·인종·승리와 탈락을 가리지 않고 사진을 찍은 두 사람은 50m 소총3자세 금메달리스트인 토마스 바트니크(폴란드)가 금메달을 확정하고 포효하던 장면을 '이번 대회 최고의 샷'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엔디가 포착한 이 장면에 대해 조는 "사진기자로서 순간의 감정을 앵글에 담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이 사진은 그런 감정이 잘 묻어났다"고 말했다.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취재하고 있는 독일 기자인 아버지 조(왼쪽)와 아들 엔디 .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그렇다고 두 사람이 창원에서 '일'만 한 건 아니다. 둘은 창원 내 레스토랑에 다니고 자원봉사자들과 어울리며 저녁식사를 즐기기도 했다.

조는 "한국식 식사 방법부터 상차림까지 많은 걸 경험할 수 있었다"며 "음식 중에서는 삼겹살이 기억에 남는다. 정말 맛있었다"고 말했다. 엔디는 이어 "독일 사람치고는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한국식 소맥(소주+맥주)은 입에 착 감기더라. 정말 맛있게 먹었다"고 말했다.

둘은 한국음식뿐 아니라 한국 사격장만의 독특한 분위기도 평가했다.

조는 "독일에 있을 때 지인으로부터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꼭 가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며 "직접 와보니 관중이 내뿜는 열정과 열기가 정말 엄청나다는 걸 깨달았다. 여태껏 많은 사격장에 다녀봤지만 그중 최고"라고 말했다. 조는 이어 "진종오 선수가 금메달을 딴 10m 공기권총 경기도 최고였다"며 "수많은 팬 앞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침내 승리했다는 건 엄청난 일"이라고 말했다.

엔디는 여기에 '사격 매력'을 덧붙였다. 엔디는 "선수 생활을 멈춘 지금도 집에서 사격을 즐기고 있다"며 "좋은 샷을 쏘고자 집중하는 느낌, 표적을 맞히는 기분이 정말 좋다"고 밝혔다. 또 "사진기자로서 바라본 사격도 매력이 많다"며 "선수들이 집중하는 모습이나 명상하는 장면, 그리고 그 속에서 뿜어나오는 아드레날린을 보는 건 정말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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