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서남부 스코네 주에 있는 말뫼시. 최근 항구도시 말뫼가 울산, 통영에서 자주 거명된다. 울산에서는 조선산업 침체에 따른 말뫼의 눈물로, 통영에서는 항구도시 재생의 롤모델로.

한때 조선산업 최강국 스웨덴을 상징하던 말뫼조선소 대형 크레인이 조선업 침체로 회사가 문을 닫게 되자 2003년 단돈 1달러에 우리나라 현대중공업에 팔려왔다. 지금 현대중공업에 우뚝 서 있는 '골리앗 크레인'이다. 당시 스웨덴 국영방송이 크레인이 해체돼 실려나가는 장면을 장송곡과 함께 방영하면서 '말뫼의 눈물'이라 표현했는데, 이제 현대중공업이 골리앗 크레인을 놀리게 되면서 울산판 '말뫼의 눈물'로 거론된다. 이런 말뫼가 요즘 스톡홀름과 예테보리에 이어 스웨덴 제3의 도시라 할 만큼 활기를 찾으면서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로 거듭나고 있다. 통영은 혁신에 성공한 항구도시 말뫼의 재생사례를 참고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통영 신아sb 폐 조선소 터를 활용한 도시재생사업이다.

1조 1000억 원이 투입될 이 사업은 며칠 전 통영 도시재생사업 밑그림이 될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당선작으로 '통영 캠프마레(CAMP MARE)'가 선정됐다. '통제영 12공방'을 모티브로, 현 실정에 맞게 배 제작, 통영음악, 통영장인공방 등 12개 교육 프로그램을 단지 안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그러나 벌써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지난 5일 국토부·LH·국토연구원 주최로 서울서 열린 국제세미나에서 통영시와 주민이 들러리가 된 데 따른 것이다. 심지어 이번 도시재생 국제공모 심사위원이자 세미나에서 외국사례를 발표한 호주 헬렌 러치헤드 교수는 통영을 방문한 적도 없단다. 자칫 이 사업이 탁상공론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작단계의 작은 실수라면 다행이지만 우려가 이어지면 말뫼를 모델로 한 통영 도시재생사업 성공은 허황된 꿈이 될 수도 있다. 통영시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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