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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자격, 서류가 아닌 민주적 리더십"

'평교사에서 교장으로' 신임 공모 교장 4인 인터뷰
"학교 담장 넘어선 교장" 마을공동체와 상생 협력
"수업으로 학생들과 소통"행정·홍보성 행사 지양
"소규모 학교 특색 찾을 것" 학생 꿈 찾는 프로그램 기획
"고정관념 벗어난 새 교장상" 학생 끼 발산 기회 제공

이혜영 기자 lhy@idomin.com 2018년 09월 13일 목요일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의 핵심 요소는 교장 리더십이고, 그 동력을 교장공모제에서 찾겠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지난 8월에 자격증 미소지자 교장 공모제 확대 방침을 밝히면서 강조한 말이다. 지난 3월 국무회의에서 '교육공무원임용령' 일부 개정안이 통과돼 교장자격증이 없어도 교장이 될 수 있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15%에서 50%까지 확대됐다. 올해 하반기 도내 '공모학교 지정' 18곳 중 교장 8명(2명 이상 지원자 없어 취소된 학교 10곳)이 임명됐다. 이 중 4명이 교장자격증 없는 평교사다.

학교 구성원들의 자발성과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한 과제 중 하나가 교장승진제 개선이다. 현행 제도에서 교장이 되려면, 교육전문직 시험에 선발돼 교육청에서 오랜 시간 행정업무를 수행하거나 학교에 근무하면서 경력·부장 근무·근무 평점·벽지 근무·연수 등 다양한 점수를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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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창원 마산교방초교 양재욱 교장, 창원 양덕중 황금주 교장, 진주 금곡중 배종훈 교장, 고성음악고 정경우 교장. / 이혜영 기자

교사가 학생·학부모·지역사회의 교육적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지만, '교육'이라는 본질보다 승진에 많은 애를 쓴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러한 교장 제도 변화를 위해 도입된 것이 내부형 교장공모제다. 교장 자격증과 상관없이 '교장 적격자'를 발굴하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2007년에야 도입됐다.

일정한 교육 경력이 있으면 추가 경력이나 자격을 요구하지 않고 적합한 교장 후보 공모 방식을 통해 학교 구성원들이 직접 좋은 교장을 뽑는 것이다. 박 교육감은 "자격을 가진 교장과 자격을 소지하지 않은 공모 교장들이 똑같은 조건에서 누가 더 학교를 잘 경영하는지 공정하게 경쟁하게 할 것이다. 자격 미소지 교장이 학교 경영을 더 잘한다면 지금까지 교장 자격제도는 없어져야 할 적폐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시험대에 오른 4명 교장을 만났다. 이들은 4년 교장 임기 이후 다시 평교사로 돌아간다. 

◇창원 마산교방초교 양재욱 교장

(사)새로운학교네트워크는 행복학교를 비롯한 새로운 학교 문화를 이끌어가는 전문가들의 모임이다.

양재욱(51) 교장은 '새로운학교경남네트워크' 대표이기도 하다. 양 교장은 경남 행복학교 정책을 디자인하는 데 참여했고, 도교육청에서 행복학교 컨설턴트 활동을 했다.

진해 제황초교 변화를 이끌었고, 신항초교 학생들의 친구 같은 교사였다.

"교방초교는 행복학교 3년 차다. 교방초교의 가장 큰 과제는 행복학교 4년 이후 다음 4년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행복학교에 새로운 교사가 와도 리셋되지 않고, 앞서간 이들이 쌓아온 일을 역사로 전환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또 학교가 학교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로 존재해야 한다. 교방초교는 원도심 한복판에 있어 인근에 문화적 자산이 많다. 학교 역량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고 마을 공동체와 협력하는 학교 역할이 중요하다."

양 교장은 "경남 행복학교가 지금까지 확산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교방초교가 중심이 돼 역사와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창원 양덕중 황금주 교장

황금주(51) 교장은 1991년 구남중학교 첫 발령 때 선배 교사 소개로 마산국어교사 모임에 참가했다. 이후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상담교사연구회, 배움의공동체연구회, 혁신학교연구회 등 교사모임을 만들었다. 2015년 1기 행복학교로 지정된 김해 봉명중학교를 '경남 행복학교 모델'로 이끌었다.

"양덕중학교 교장 공모 4가지 중 하나가 행복학교 철학을 가지고 민주적 학교 운영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교장이었다. 양덕중학교는 1년 차 행복학교로 6개월이 지났다. 창원권 중등학교에서 행복학교 모델을 만들어 확산해야겠다는 사명감에 지원하게 됐다. 교장이지만 독서교육 등을 통해 수업시간 학생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황 교장은 지금까지 교사들이 행정적인 업무와 전시홍보성 행사에 집중하다 보니 교육의 본질에서 멀어져 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황 교장은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관계 회복 생활교육에 학교 교육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진주 금곡중 배종훈 교장

배종훈(56) 교장은 중학교 영어교사, 교육학 교사에 이어 진주여자고등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를 했다. 교과용 도서 인정 심사위원, 특별연구 교사, 각종 연구학교·시범학교 운영 참여, 교육부 학교생활 컨설턴트 등도 해왔다. 금곡중 교장공모제 경쟁률은 11 대 1을 기록했다.

"전교생이 25명인 금곡중학교 공모 지원 요건 첫 번째가 소규모 학교를 살리는 것이었다. 진로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철학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안다. 많은 학생의 진로 고민을 상담하면서 학교 교육은 진로교육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학교 교육은 학생들이 타고난 꿈과 끼를 찾아서 흥미와 적성, 소질에 맞는 진로(직업)를 선택해 최대한 발휘할 기회를 얻도록 해주는 것이다. 모든 학교 교육 활동이 진로 교육과 연결될 수 있도록 기획할 계획이다."

배 교장의 4개년 계획은 행복맞이 학교에 응모해 2022년에는 학생 수 100명, 소규모학교 선진모델학교로 선정되는 것이다. 배 교장은 "교사에겐 새로운 리더십을, 학생들에겐 인간적으로 잘 이해하고 안내하는 교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고성음악고 정경우 교장

정경우(56) 교장은 33년간 평교사로 활동해온 국어교사다. 전국국어교사모임에 참여해 각종 연수를 기획하고 발표자로 나서는 등 새로운 국어교육을 실천한 활동을 인정받아 이사장으로 추대됐다. 진주탈춤한마당 제전위원으로 전통문화 행사를 기획, 홍보하는 활동을 한 정 교장은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고성음악고 공모제 교장에 나서게 됐다.

"고성음악고는 최근 신설된 특성화 학교다. 가장 자신 있는 능력은 친화력과 소통 능력이다. 최근 고성음악고는 학생과 학생 갈등, 학부모와 교사 갈등이 불거진 학교여서 소통 능력이 가장 큰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실제 학교 운영과 관련한 혁신 필요성을 느꼈다. 권위 따위 내려놓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교장상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정 교장은 고성음악고가 전문학교임에도 전문 공연장이 없어 끼 발산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학교 폭력 등으로 학생들의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인식에 따라 매달 첫째 주 월요일 아침맞이 음악 연주회, 작은 공연 모임 활성화, 전문 공연장 건립, 학교폭력 제로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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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기자

    • 이혜영 기자
  •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055-278-1606